이슈와 법률
반려견과 안락사
E01 반려견의 역사
E02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 체계
E03 외국의 동물보호법 체계
E04 개에 물렸을 때 법적인 후속 절차
E03 외국의 동물보호법 체계
외국의 동물보호법 체계 및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독일입니다. 독일은 세계 최고의 동물복지국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동물에 대해서도 사람의 ‘인권’에 버금가는 지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됩니다.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물건으로 보아야지만 매매가 가능하고 기타 증여나 압류 등도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독일은 다릅니다.
독일이 동물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는 독일민법과 독일 동물보호법의 규정을 보면 명확해집니다. 먼저 독일 민법은 1990년 법개정을 하면서 명문으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규정을 두었습니다. 독일민법상 동물은 사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닌 제3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독일 동물보호법 제1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동물과 인간은 이 세상의 동등한 창조물이다.’ 참으로 가슴 뭉클한 규정입니다. 독일이 동물에 대해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독일법상 동물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매매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독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필수적으로 동물보호소를 통해 입양을 해야 합니다. 반려동물의 교배도 원칙적으로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동물이 물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민사소송이 제기되었을 때 손해배상금액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물건으로 본다면 동물이 상해를 입었을 때 딱 치료비 만큼만 배상을 받습니다. 그러나 물건으로 보지 않으면 동물 저체의 정신적 피해보상금, 즉 동물 자체의 위자료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압류 등의 강제집행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반려견과 관련된 독일의 법령을 살펴보겠습니다. 무엇보다도 18세 미만의 사람은 애완견을 보유조차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개를 보유한 사람은 별도의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보통 투견의 경우에는 고액의 세금이 부과되고 보호견이나 양치기 개 등 실용적인 목적의 개는 세금을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애완견은 맹견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률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을 해야 합니다. 등록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처럼 별도의 개 신분증이 발급되고, 외출시에는 반드시 그 신분증을 착용해야 합니다.
강아지를 입양하면 강아지 학교인 훈데슐레에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강아지 학교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도 교육을 받습니다. 반려동물과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에는 반려동물도 별도로 대중교통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외출시에 반드시 목줄을 착용해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독일에서도 개에 물려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맹견에 대한 법률이 강화되었는데, 그 내용은 2000년 함부르크의 어느 학교에서 놀던 학생이 개에 물려 사망한 사건입니다.
독일은 ‘위험한 개의 퇴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불 테리어를 위험한 개로 지정하여 이 개들을 소유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를 받기위해서는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신체적으로 개를 안전하게 묶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도 2008년 개정되면서 맹견 보호조치를 규정했습니다. 우리 동물보호법상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입니다. 도사견과 로트와일러가 추가된 것을 빼면 독일법과 유사합니다. 우리 동물보호법도 독일법을 참고하여 개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독일 법령은 여러 가지 동물 보호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태어난지 8주 전에는 어미로부터 떼어놓을 수 없고, 바깥에 개를 묶어둘 때에는 가로, 세로 5m 정도의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식용 가축 중 고통을 느끼는 척추동물은 도살을 할 때 마취로 고통을 느낄 수 없도록 한 후 도살해야 합니다. 독일은 유기견의 경우에도 안락사를 시키지 않습니다. 독일은 동물 보호 및 관리규정이 엄격해서 유기견 자체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독일은 기본적으로 사후조치 보다는 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예외적으로 개에 대해 안락사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독일에서 반려견을 안락사 시키는 경우는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이 있거나 개선이 불가능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 등에 한정됩니다. 사람에 대해 안락사를 시키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에 영국과 미국은 사람을 공격한 반려동물을 안락사 시키는 규정이 있습니다. 미국은 주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동물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판단되면 곧바로 안락사 시행합니다. 영국은 동물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면 소유자에게 도살을 명하거나 소유권을 박탈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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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4 개에 물렸을 때 법적인 후속 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