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도덕 시간이나, 철학 시간에 나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때부터 찾아야 하는 나의 ‘자아정체성’이라는 말.
불행하게도 나는 그 ‘자아정체성’을 찾는 일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태어난 나는,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틀에 끼워 맞추는 일에 늘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스몰 토크의 주제로 쓰이는 MBTI도 하나의 단어에 나를 가둬놓고 내가 가진 다른 모습들을 제어하게 된다는 이유로 싫어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모습이 보수적이라고 일컬을지 몰라도, 나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다. ‘나’라는 자아를 ‘하나의 정체성, 글자로 표기하는 방법이 되려 폐쇄적이지 않을까?’라고 반문했으니 말이다..
불만 가득한 나의 사고들 아래,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이라는 도서를 읽게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어렸을 적, 나에게 언론인의 꿈을 가지게 해 준 인물이기에 그녀가 정의하는 인생의 확실한 정답들은 무엇일지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답은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내가 찾고자 하는 답이 나를 그동안 괴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독서였다고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통해 오프라가 하고 싶은 말을 궁극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내가 ‘나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들에 대해 카테고리 별로 나누어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목차를 살펴보면 총 9개의 비물질적 가치들 기쁨, 회생력, 교감, 감사, 가능성, 경외, 명확함, 힘, 마음씀으로 나누어 ‘나에 대해 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9가지의 요소들이 나라는 사람을 인생에 올바르게 흐르게 하기 위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책을 덮으며 계속해서 되뇌게 되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을 인생의 주제로 삼는 한, 내 삶이란 책에 마지막 장이란 절대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총 9가지의 가치 중,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는 ‘교감’이었다. 처음엔 타인과 나의 교감을 주제로 나에 대해 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피상적인 논리를 펼칠 줄 알았으나, 깊은 관계에 다다를수록 나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울림을 주는 대목이 나를 마구 흔들었다.
“깊은 관계의 부재란 내가 다른 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 걸..”
과거 남자와 이성의 관계에 늘 결핍을 느꼈던 오프라의 말에서 나는 얼마나 자신을 사랑해주지 못했는지를 느꼈고, 사람과 상황에 대해 불만과 짜증을 지속적으로 표출하는 나의 내면에서 얼마나 나 자신을 사랑의 시선에서 바라보지 못했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나와의 관계에 사랑과 신뢰가 가득 차게 되면 상황에 따라 마구 흔들리지 않을 나의 모습을 믿고 부정적인 감정도 들지 않을 텐데 말이다.
조금이라도 엇나간 생각, 타인과는 다른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교감’의 부재, 즉 나와의 관계를 올바르게 형성할 줄 모르는 한 사람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지 나를 비추어 보아 추측하게 되었다. 이로써 “내가 확실히 아는 나의 모습”은 사랑이 부족하지만 채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며 이러한 모습을 스스로가 사랑해 줄 때까지 교감해 주어야겠다는 따스운 애정을 품게 되었다.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많은 나의 자아들을 마주하였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자신이 몰랐던 밉고 고운 정들을 다시 한번 마주해 건강한 자아 다듬기를 이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 원문 링크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2148
@ 아트 인사이트 https://www.art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