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라듐, 마리 퀴리를 만나다

불굴의 탐구 정신, 인류애로 빛난 삶

by 알음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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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역사 속 위인들의 업적만을 기억하곤 한다. 하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과 그 과정에서 겪었던 고뇌와 희생을 깊이 들여다볼 때, 비로소 그들의 진정한 가치와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여기, 세상의 편견과 한계에 맞서 인류에게 빛을 선사한 한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가 뮤지컬 무대 위에 생생히 펼쳐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 2025년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리 퀴리>는 바로 그 주인공, 마리 퀴리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과학적 탐구의 열정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성찰의 기회를 선사한다 .


지식의 갈증이 빚어낸 위대한 삶, 마리 퀴리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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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본명은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이다. 186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총명함과 배움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녔다. 당시 여성에게는 고등 교육의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시대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다. 가정을 꾸려 학비를 모으고, 파리로 유학을 떠나 소르본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하며 지식의 갈증을 해소하였다. 그곳에서 그녀는 평생의 동반자이자 과학적 협력자인 피에르 퀴리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방사능 연구에 몰두하며 수많은 밤을 연구실에서 지새웠고, 마침내 폴로늄과 라듐이라는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는 데 성공한다. 이들의 발견은 물리학계를 뒤흔들었고, 1903년 마리 퀴리는 남편 피에르 퀴리, 앙리 베크렐과 함께 여성 최초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며 과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1906년 사랑하는 남편 피에르를 불의의 사고로 잃게 되는 비극을 맞는다. 엄청난 슬픔 속에서도 마리 퀴리는 좌절하지 않았다. 남편과의 약속, 그리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신의 신념을 따라 연구를 이어나갔다. 결국, 1911년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과 방사능에 대한 연구 업적으로 여성 최초이자 유일하게 노벨 화학상까지 수상하며 두 차례나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과학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녀의 삶은 단순한 과학자의 그것을 넘어선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직접 이동식 X-선 촬영 장비인 '쁘띠 퀴리(Petit Curie)'를 개발하여 부상당한 군인들을 치료하는 데 헌신하였고, 이는 인류애와 봉사 정신의 진정한 실천이었다. 수십 년간 방사성 물질을 연구하며 쌓인 방사능 피폭으로 결국 건강을 잃고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의 업적과 정신은 영원히 남아 인류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무대 위의 재조명: 뮤지컬 <마리 퀴리>의 깊은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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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마리 퀴리의 드라마틱하고 숭고한 삶은 뮤지컬이라는 예술 형식을 통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그녀의 과학적 업적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사회적 편견, 사랑과 상실, 그리고 발견의 빛과 그림자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 특히, 2025년은 이 뮤지컬이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그 작품성과 감동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음을 증명한다 .


무대 위에서 마리 퀴리는 단순한 위인 박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환희를 노래한다. 그녀의 열정과 집념은 강렬한 음악과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옥주현 배우님의 20주년 화보 공개에서 그녀가 "내 존재의 가치 생각하게 해"라고 말한 것처럼, 이 작품은 단지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우리 자신의 삶과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 방사능이라는 물질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이로움과 동시에 그 위험성까지 마주하며 고뇌하는 마리 퀴리의 모습은, 과학 발전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무대를 넘어 내 마음속에 새겨진 울림과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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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를 관람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그녀의 불굴의 정신이었다. 남성 중심의 과학계에서 수많은 편견과 멸시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진리 탐구에 매진하는 모습은 깊은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연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집념은 개인적인 고난이나 사회적 제약을 뛰어넘는 원동력이 되었고, 이는 제가 앞으로 어떤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하였다. 뮤지컬 속 마리 퀴리의 빛나는 눈빛은 진정한 열정이 무엇인지 말없이 보여주는 듯하였다.


또한, 과학적 발견이 인류에게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다. 라듐은 암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혁명적인 물질이었지만, 동시에 그 위험성이 간과되어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뮤지컬은 이러한 이중적인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주며, 단순히 과학적 성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영향력에 대한 깊은 윤리적 고민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제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성을 키워나갈 때, 저의 재능과 지식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사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마리 퀴리라는 인간적인 존재를 마주하며 깊은 공감을 느꼈다. 그녀는 위대한 과학자 이전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잠긴 한 여인이었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연구를 이어나가야 했던 어머니였다. 무대 위에서 비춰진 그녀의 인간적인 고뇌와 약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강인함은 관객으로서 저에게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불완전한 존재로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단순한 전기극을 넘어,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열정, 책임감, 그리고 인류애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탐색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였다. 저에게는 앞으로의 삶의 방향성과 태도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 강렬한 메시지를 주는 공연으로 기억될 것이다.


@ 원문 링크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76911

@ 아트 인사이트 https://www.art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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