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일이 재밌다.
내가 좋아하는 주요 일은 수업자료 서치, 구상, 만들기
아이들과 수업하기 이다.
내가 이 일을 본격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한 때는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하고부터였다.
억지로 맺어진 관계가 아닌
'저 이것에 관심이 있어서 연구해보고 싶은데..
함께 하실 분 계신가요?'
라고 말했을 때 기꺼이 같은 뜻으로
손을 들어주신 분들이다.
일을하며 배운다.
일을 공부하듯 하는데 학창시절 공부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월급이라는 보상때문만은 아니다.(물론 계속할 수 있는 힘은 분명 되지만)
진짜 재밌어서 배움과 일이 연결되도록 하는거다.
배움은 내 일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오 이런 방법도 있었네, 내일 수업때 해봐야겠다.'
'이렇게 해보니 이게 더 잘되더라고요.'
배운걸 내 삶에 바로 써먹고 공유도 하고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그게 재미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공부가 일과 연결되었을 때의 재미는
공부가 내 삶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아이도 공부를 일하듯 하게하면 재밌어하려나?
첫째, 공부를 삶에 적용시키는 것.
이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계가 있을거다.
학년이 높아지며 학생이 공부를 가장 직접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것 중에 하나가 바로.. 시험이다.
일주일에 1회 일주일 동안 공부한 내용을 평가하며
노력에 따라 성취도가 향상되는 것을
직접 아이 눈으로 볼 수 있다면
피드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라면 평가부분은 학원에서 알아서 해주겠지만^^)
둘째, 같은 목표를 가진 긍정적 커뮤니티
또래와 온오프라인 수업공동체를 3년가까이 했지만
이것은 절대 쉽지 않다.
엄마들의 방향만 같아서도 안된다.
핵심키는 아이들이 동해야 한다는 것.
이게 좋대~ 한번 해보자.고 설득하는건
머리가 큰 아이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유치원~저학년때까지는 먹혔다.)
어떤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기 위해서는
그곳이 멋져보여야 한다.
재밌어보여야 한다.
UN에서 일하는 꿈을 꿨던 아이들은
그 곳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지 알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거기에 소속되어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해보고 싶어서였을거다.
네이버나 구글이
젊은 사람들이 일해보고 싶은 곳으로 꼽히는 이유는
(연봉이 높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더 멋진 사람들과 일하는 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일에 대한 태도가 좋은 사람들. 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
학생 입장에서 공부에 대한 태도가 좋은 사람들.
그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있을거다.
공부 못하고 싶은 학생은 없다.
잘 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것이다.
잘 하고 싶지만 하기 싫은 것이다.
어릴적 엄마는 조금 극단적이지만 나에게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하고 놀아."
라고 말씀하셨다.
엄마 말을 잘 듣고 싶은 어린 나는
반에서 1,2,3등하는 아이들 무리에 슬쩍
끼어서 지냈고 결국 친해지게 되었다.
그 아이들은 공부의 태도가 좋은 아이들이었다.
그것이 가정에서부터 만들어진 아이들도 있었고 타고난 아이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진 인연은
우리 동네에 있던 작은 영어학원을
함께 다니게 되었는데
그 영어학원은 규모가 작았지만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알차다는 평이 있었다.
소규모로 이루어진 클래스였는데
우리가 있던 반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공부에 대한 태도가 좋은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