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시시비비-12>
<더시시비비-12>
10화. 그는 강 저편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죽은 이는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림은 언제나, 살아남은 자의 몫이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그러나 그 표현엔
어딘가 모를 희망이 묻어 있다.
‘별이 되었다’는 말은
그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이자 위안이다.
하지만 문득,
나는 그런 위안조차 거두고 싶어졌다.
그는 기다리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믿었다.
그가 언젠가
강 저편에서 손짓할 것이라.
하지만 아니었다.
죽은 이는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림은 살아남은 자의 환상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였을 때,
나는 오히려 자유로워졌다.
죽음은 설명이 필요 없는 언어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았다.
그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이
무수한 감정의 겹을 꿰뚫고
가장 깊은 자리에 꽂혔다.
슬픔은 멈췄고,
남겨진 삶은
조금씩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작별할 때
“다시 만나자”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짧고 담백한 인사 하나—
“안녕.”
그 말은
희망보다 조용하고,
기억보다 가볍고,
사랑보다 진실하다.
살다 보면
우리는 많은 이들을 떠나보낸다.
그 중 어떤 이들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마치 기다릴 수 있을 것처럼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그러나,
죽음은 순서도 없고
예고도 없다.
남편을 걱정하던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기도 하고,
기다리던 누군가는
기다림의 의미조차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다.
붙잡으려 할수록
기억은 고통이 되고,
기다리려 할수록
삶은 멈춘다.
그는 나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나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바람처럼 떠났고,
나는 들꽃처럼 남는다.
누군가를 무겁게 기억하는 대신
가볍게 존중하는 삶—
그것이 내가 그에게 보내는
마지막 예의다.
나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어디에 있느냐”고.
“왜 먼저 갔느냐”고.
대신 이렇게 말한다.
“잘 가. 나는 여기서 내 몫을 살게.”
기억은 여전히 흐르고
마음은 이제 조용하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
〈The CCBB-12〉 10화.
그는 기다리지 않았고,
나는 그 사실로부터
마침내 자유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