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동유럽 체코에서

6장 <프라하의 노을 아래, 나는 존재했다>

by 리디아 MJ


프라하의 하루가 저물 무렵,

우리는 시청사 전망대에 올랐다.


엘리베이터가 있어 편했다.

과거와 현재,

시간의 층위를 따라

부드럽게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전망대에 도착해

나는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숨이 멎는 듯한

오렌지빛 노을이

프라하를 감싸 안았다.

붉은 지붕 위로

한 줌 바람이 스치고,

블타바강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이 장면은

화면 속에 담을 수 없었다.

그건 오직

가슴속에만 저장되는 풍경이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왔다.

‘행복하다’는 말조차

너무 작게 느껴질 만큼.


“내가 지금

이곳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바람이 살짝 스쳤다.

그 바람은

시간을 닮았고,

내 삶의 고단했던 나날들조차

다정하게 쓰다듬는 듯했다.


그곳에서 나는,

말없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순간을

오롯이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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