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배변하지 마시오

by 공 탄

호모 사피엔스는 똥 무더기에서 탄생했다. 뇌공학자이자 생물학자인 데림 와할 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그렇게 결론지었다. 작은 세포 하나에도 우주의 모든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고 믿었던 그는, 끝내 '잠재기억 재생장치'라는 걸 발명했는데, 사용법은 이랬다. 헬멧 모양의 기계를 뒤집어쓰고 버튼을 누른다. 끝. 작동 원리는 이랬다. 두개골을 뚫고 들어간 바늘이 사용자가 갈망하는 기억을 검색한 다음 망막에 투사한다. 끝. 이와 관련된 논문이 발표되자 동료 과학자들은 와할 박사에게 안부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내가 봤어!" 박사는 수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그리곤 어떤 기억에 관해 지껄였는데, 완전히 미친 소리처럼 들렸다. 박사가 말하길, 아주 먼 옛날 비행접시에서 대형 문어가 내려와 똥을 싸질러 놓았고, 어째서인지 유인원들은 그것을 발견하자마자 먹어치웠다. 그리고 놈들 중 절반이 죽었다. 또 몇몇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고 저쩌고. 물론, 와할 박사는 정신병동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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