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by 공 탄

우리는 지하 단칸방에 살았다. 어둡고 축축하고 옷장 뒤엔 곰팡이가 가득한 그런 방이었다. 그곳에서는 2년 남짓 살았을 뿐이지만 이불에 밴 퀴퀴한 냄새며 불룩하게 내려앉은 천장, 벽지의 얼룩 하나까지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그날은 아버지가 밤샘 근무를 하는 날이었다. 나는 잠결에 웃음소리를 들었고, 낯선 사내와 알몸으로 뒤엉켜있는 엄마를 보았다. 어제,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그날 밤 일을 다시 떠올렸고 죄책감을 느꼈다. 왜냐하면 엄마는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원한지 고작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나는 엄마를 거의 알아보지 못했다. 머리카락이 한올도 남아있지 않았고, 비쩍 마른 얼굴은 차라리 해골에 가까웠다. 엄마는 겁에 질린 듯 병실 안을 두리번거리며 횡설수설했다. 그러다가 나를 발견하더니 비명을 질렀다. "무슨 일이에요?" 간호사가 황급히 달려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대답했다. 엄마는 그저 나를 아버지로 착각한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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