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길

by 미쉘오드리


결혼 전엔 월급만으로 살기에 부족함을 없었지만 부채로 시작한 결혼 생활은 매월 이자에 생활비에 기타 예상치 못한 돈이 필요했다.



금융을 조언해 줄 사람도, 부자도 없었기에 무작정 서점을 찾아가 경제 도서를 구입하였다.


목돈 모으기 내용에 밑줄을 치며 똑같이 따라 해 보기로 했다. 은행 금리를 이해하고 복리의 마법, 월급 통장에서 모든 지출이 나가게 하지 말고 생활비 통장, 저축 통장, 비상금 통장 등 목적에 맞게 통장 쪼개기 하는 법, 일주일 치 생활비를 봉투에 나누어 넣고 생활하기 등 책 속 내용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봉투에 생활비를 분류하여 일주일을 살아가기'는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를 4로 나누어 일주일 치를 봉투에 넣어 일주일이 한 개의 봉투로 생활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가계부 작성을 생략해도 좋을 만큼 목돈을 모으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봉투에 잔고가 얼마 남지 않으면 냉파를 하면서 마트가기를 줄였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여행 경비를 봉투에 넣어 한도 내에서 소비하는 짠순이 여행은 한 번밖에 갈 수 없는 비용으로 두 번도 갈 수 있을 만큼 절약 습관을 만들었다. 하지만 가끔은 봉투 속 자금이 모자라 한도 초과되는 경우도 물론 있었다.



당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테크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거론되던 시절로 단순한 절약을 넘어 '시스템'과 '투자'로의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던 시절이었다. 2001년 12월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 CF는 '부자'라는 단어를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돈 얘기를 하는 것을 껄끄럽게 여기던 시대에 대놓고 돈 얘기를 하게 하였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대신하는 새해 인사가 되었다.



≪ 부자 아빠의 목돈 만들기 ≫,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 시골 의사의 부자 경제학 ≫, ≪ 4개의 통장 ≫ 등 제목이 기억이 안 나는 책도 수두룩하게 자기 계발과 경제 분야 책들을 섭렵하며 10억 달성의 꿈을 꾸었다.



지금은 부자라고 하면 100억을 얘기하지만 그 시절엔 강남 아파트가 1억 5천 전후로도 구입 가능할 정도로 돈의 가치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참고로 초봉으로 180만 원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 집 마련은 큰 과제였다. 신혼을 원룸에서 시작하고 3채로 늘리기까지 부동산은 자산 형성에 단연 으뜸이었다.



내 집이 없어 출산 2개월을 앞두고 이사를 2번이나 하였지만 다행히도 임대 아파트에 당첨이 되어 5년 동안 차곡차곡 돈을 모은 후 임대 아파트는 우리 집이 되었다. 임대 아파트 추첨에서 남편의 이름이 호명되었을 때 남편과 나는 뛸 듯이 기뻐하였고 그날의 환호성과 박수 소리는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첫 번째 아파트는 소액이지만 내 집 마련의 종잣돈이 되어주었고 전세살이의 서러움을 잊게 해 주었다.



그 집을 선두로 경기 남부 신도시로 이사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신도시에 입성하여 총 3채의 부동산은 경제적 자유인으로 해방 시켜 주었다.



여기서 잠깐!


부동산을 매매할 수 있었던 건 일정한 소득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있어 가능했다.


울면서 출근하기 싫어도 하루를 또 살아내기 위해선 밥벌이를 해야 했고 그 단단함이 부부애를 돈독하게 해 주었고 우린 동지가 되었다.



그 옛날, 분리수거 날 아기 용품을 가져다가 사용하기도 하고 재활용 수거함에서 옷을 가져다 입기도 했지만 별로 부끄럽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가난하지만 건강한 몸이 있었고 든든한 직장이 있었고 열심히 살면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땐 일요일에도 자격증 시험 감독을 하는 등 힘이 들어도 해 내어야만 했다.



부자의 기준은 너무나 다르다.




"융자가 전혀 없는 본인 소유의 집,
월평균 소득을 넘어서는 자본 소득,
더 이상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절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부자라고 한다. "

돈의 속성_김승호 회장




나는 이 기준으로 보면 부자이다.


짝퉁이 아닌 진짜 명품 인생을 살고 싶었고 돈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열심히 하니 나도 남편도 각자의 업에서 프로가 되었다.



우린 부자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부자가 되어야 한다.


그 무엇보다도 부자가 되기 위해선 예쁜 쓰레기를 사 모으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절제하는 마인드를 스트레스 없이 받아들이며 의식하지 않는 수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부자의 그릇이 종기가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을 넓힌다면

당신은 이미 부자의 길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