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책 이야기] 동아리 면접 및 활동후기

by 바오

나는 평소 생각은 많은데, 정작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다. 오히려 읽는 것 자체보다 글을 쓰거나, 친구들이랑 대화하는걸 더 좋아한다. 어느 연말 회식에서 동아리 선배 추천으로 독서모임을 추천받게 됐고, 책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모임이라면 나랑 꽤 잘 맞을 것 같아서 들어오게 됐다.


따책 들어오고 달라진점 (따뜻한 책 이야기를 줄여서 따책이라고 함)

다양한 카테고리의 책을 접하게 됐다

토요일이 바빠졌다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했다


1. 지원 과정

지원서에는 자기소개랑 인상깊게 읽은 책 그리고 발제문을 작성해야했다. 예를 들면 내가 썼던 발제는 피터틸의 「제로 투 원」에서 경쟁관에 대한 내용을 적었는데, 아래 처럼 적었던것 같다.

피터 틸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미래의 혁신보다 당장의 싸움에 매달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경쟁이 혁신의 동력이 되는 순간과, 서로를 소모시키는 싸움이 되는 순간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2. 면접: 지식을 보단, 어떤 사람인지 본다

서류 합격하고 면접 전에 사전 질문이 하나 주어졌는데, “삶의 의미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까요, 결국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였다. 이 질문 자체가 따책이 어떤 대화를 지향하는지 꽤 잘 보여준다고 느꼈다. 실제로 활동 해보니 이런 식의 질문이 발제나 토론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참고로 나는 삶의 의미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지 먼저 따져보고, 있다면 찾을 수 있는지, 없다면 스스로 만들 수 있는지를 차례대로 검토하는 식으로 답했다.


면접은 운영진 세 분과 함께 봤고, 자기소개 후 사전 질문에 답하면 꼬리질문이 이어지는 방식이었다. 정답을 맞히는 면접이라기보다, 어떤 관심사와 생각을 가진 사람인지, 동아리와 잘 어울릴지를 보는 느낌이 강했다. 운영진분들도 리액션을 잘해주셔서 전체적으로 대화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면접은 답변을 외워가기보다, 내가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은지만 정리해두는 게 더 잘 맞는 것 같다.


3. 동아리 분위기와 사람들

첫인상은, 다들 대화를 정말 잘한다는 거였다. 말을 잘하는 것과는 좀 다른데, 누가 말을 꺼내면 그걸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대화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셨다. 그래서 처음 간 자리에서도 금방 편해질 수 있었다.


뒤풀이도 좋았다. 다양한 주제들을 안주 삼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 단순히 아는 게 많은 걸 넘어서, 자기만의 생각을 오래 붙들고 다듬어온 사람들이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덕분에 나도 스스로를 좀 돌아보게 됐다. 스무 살 이후로 내 생각이 멈춰 있었던 건 아닌가 싶었고, 그런 점에서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부원들 성비는 반반 정도였고, 나이대도 크게 치우치지 않아 체감상 스물셋 즈음이 가운데에 있는 느낌이었다. 서울 쪽 대학에 다니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생일인 부원이 있으면 다 같이 축하해주는 문화도 있는데, 이런 소소한 부분이 따책답다 느꼈다.

4. 정기모임은 이렇게 진행된다

따책의 기본 활동은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독서토론 정기모임이다. 필수 참여는 아니지만, 너무 자주 빠지면 방출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과제 미제출, 지각, 무단 불참 등에 대한 벌금도 있어서 생각보다 참여리듬이 분명한 편이다.


책은 한 달 전에 정해진다. 철학, 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같은 카테고리를 돌아가며 추천과 투표로 선정되고, 월요일에 책 소개가 올라오고, 목요일에 발제문이 공유된다. 토요일 전까지 그 질문들에 대한 내 답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구글 공유문서로 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글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처음엔 이걸 언제 다 쓰나 싶을 수 있지만, 막상 적기 시작하면 재밌어서 금방 쓰게 된다. 질문도 꼭 완독해야만 답할 수 있는 식은 아니라 부담이 크진 않다.


토요일에는 4~5인 정도가 한 조가 되어 발제문을 중심으로 토론을 한다. 질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서로 되묻다 보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식이다. 끝나고 나면 같이 식사하고 뒤풀이도 가는데, 이때는 정기토론보다 훨씬 자유롭다. 책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다른 주제로 흘러가기도 하는데, 그런 흐름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는 다들 대화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5. 따책 소모임

개인적으로 따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소모임이었다. 시, 문학, 영화, 운동, 술처럼 주제도 다양하고, 원하는 단톡방에 들어가 일정 맞는 사람들끼리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방식이다.


나는 소모임으로 영화 모임이랑 한강 나들이에 참여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다. 정기모임과 다르게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고, 관심사에 맞춰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따책에 들어왔다면 소모임은 한 번쯤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6. 아쉬운 점이 있다면?

토론 스타일은 사람마다 취향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좀 더 논쟁적으로 부딪히는 토론도 좋아하는 편인데, 따책은 그보다는 이름처럼 따뜻한 쪽에 가까웠다. 서로 생각을 나누고, 질문하고, 공감하는 흐름이 중심이었다.


7. 교양 동아리를 찾고 있다면 추천

한 달 활동해본 기준으로는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면 책을 읽고, 생각을 말하고, 글로 정리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타 대학의 다양한 학과 사람들과 부담 없이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동아리는 활동이 생산적이어야 하고, 사람들끼리 선을 잘 지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야 하는데 따책은 셋 다 잘 맞았다. 과한 친목은 부담스럽지만, 깊이 있는 대화와 교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잘 맞을 것 같다.


따뜻한 책 이야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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