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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DBD Apr 18. 2023

Kodak 'Film Camera M35'

Branding dict.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가 있다. 10년을 봐왔기에 매년 생일선물을 챙겨줄 때마다 '이번에는 뭘 해줘야 하나' 싶은 고민이 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사진 동아리였다는 걸 깨닫고 필름 카메라는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 코닥의 M35 카메라를 선물한 적이 있다. 이후 친구는 근 10년 동안 선물한 것 중에 가장 좋은 반응을 보여줬고 두 달 후 내 생일에 같은 모델의 다른 색상으로 선물을 보내주었다.


'아니 너무 양아치 같긴 한데 너도 필름 카메라 한 번만 써보면 안 되니, 정말?'

'난사를 하는 감성이 아니라 신중하게 한 장씩 찍는 그 느낌이 정말 좋아서 그래!'


같은 모델로 선물을 보내주기 전 친구는 이렇게 두 마디를 던지고 쿨하게(?) 주문했다. 그렇게 받은 코닥의 M35 다회용 필름 카메라 보라색 모델을 소개한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 '보라색' 하면 아이유보다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되었을 정도로 일명 보라색 광인인 내게 맞춤형으로 도착한 M35는 보라색 컬러의 앙증맞은 디자인이다. M35 모델은 총 8가지 색상이 있는데 시그니처 컬러는 옐로우 컬러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한다.


이와 비슷한 모델로 M38 모델이 있는데 두 가지의 차이점은 '무게', '플래시 광량'이다. 글의 주인공인 M35 모델이 조금 더 가벼워 휴대성이 좋은 대신 플래시 광량이 M38 모델보다 30% 정도 적다는 차이가 있다. 플래시 광량은 어두운 공간에서 촬영했을 때 얼마나 선명하고 밝게 잘 찍어주는지의 차이를 결정짓는데 보편적인 코닥의 레트로 감성을 생각한다면 M35를 더 추천한다.


카메라 옆에는 손목에 걸고 다닐 수 있게끔 스트랩도 함께 달려 있어서 실제로 여행 내내 손목에 끼고 다닐 때 아주 편리했다. 무게가 가벼운 만큼 꼭 가방에 넣지 않고 손목에 들고 다녀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착용하기 쉽다.


필름 카메라인 만큼 촬영하기 전 필름을 감을 때의 '드르륵' 하는 소리와 진동 역시 매력적이다. 터치 한 번이면 쉽게 찍히는 기존의 카메라와는 달리 심혈을 기울여 최고의 순간을 포착할 때만큼은 프로 사진작가 저리 가라는 마음이다. 촬영이 끝나면 다시 필름을 감아주는데 이때 윗부분에 난 곳으로 현재 몇 번째 컷을 찍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무분별한 촬영을 막을 수 있다.


완벽한 방수가 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생활 방수가 가능하다는 점 또한 꼼꼼함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여행 기간 중 폭우를 만난 적이 있는데 우산을 뚫고 들어올 정도라 가방을 보호하기 어려웠다. 그때 빗물이 카메라 표면에 많이 튀어 혹시나 고장 등의 문제가 생겼을까 봐 실내로 들어가 곧바로 필름 통을 열어 확인했는데 물 하나 들어가지 않고 플래시에도 문제없음을 확인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기억이 있다.


흔히 필름 카메라 하면 비쌀 거라는 편견도 완벽히 깨준 제품이다. 토이카메라로 마치 장난감처럼 가볍고 귀엽게 나온 모델인 만큼 가격도 귀엽다. 정가는 69,000원이지만 나온 지 조금 지난 모델이라 할인을 받으면 3만 원 대에 구매 가능하다. 이때 어떤 필름을 선택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필름 카메라만의 커스텀 메리트다.




보통 많이 선택하는 필름의 종류는 대개 7개인데 현재 사용 중인 필름은 '골드 200'이다. 흔히 스마트폰에서 필터를 골라서 촬영하듯, 어떤 필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진의 느낌과 감성이 완전히 달라지는 점 또한 필름 카메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다.


골드 200의 경우 흐린 날에 적합한 필름인데 골드라는 이름처럼 노랗고 따뜻한 감성이 많이 묻어나는 편이다. 만약 플래시를 힘차게 이용하고 싶은 예비 작가라면 더욱 잘 맞을 법한 필름이다. 물론 다른 필름도 뭐든 괜찮다. 어떤 필름을 선택하든 영원한 기억을 만들 수 있는 코닥의 카메라와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는 마음이 함께라면 어떤 피사체를 찍어도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


카메라는 특별하다. 단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새로운 순간을 기록함과 동시에 카메라와 얽힌 이들을 추억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내가 나를 위해, 혹은 소중한 이를 위해. 영원한 기억을 만드는 코닥의 M35 필름 카메라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 아마 본격적인 셔터를 누르기 전에 이미 마음속 깊이 그날의 순간은 선명히 '찰칵' 하고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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