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빛깔을 구워내는 미식가

Wayne Thieba

by The Joon



달콤한 나의 세상

'미소' 레시피




Wayne Thiebaud, b 1920




맛있는 빛깔을 구워내는

작가 "웨인 티보" 입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색감 한 조각 올려진 그림을 보고 있으면 이미 맛을 본 것처럼 생크림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달콤하다, 생각만 해도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맛보기 전까지는 얼마나 달콤할지를 고대하게 하는 설렘 , 그것이 고스란히 그림에 있습니다. 달콤한 생크림과 차가운 그림자의 조합이 매혹적인 작가의 그림을 감상해 볼까요?


웨인 티보의 그림을 196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케이크로 묘사하곤 합니다. 미국의 소비문화를 비평한고 있다며 팝아트로 분류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평론이 있죠. 하지만 티보는 자신의 그림이 팝아트로 분류되기를 원하지도 않고, 또 특별한 의미가 있기를 희망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미소 짓게 하는 디저트, 행복을 주는 달콤함을 그릴 뿐입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편안하고, 쉽고, 그래서 미소 짓게 합니다.



웨인 티보 :

“나는 일반적으로 의식을 속여온 음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를 유혹하기 위해 특별한 방식으로 배열된 디스플레이입니다.”



SE-ab0d6608-25b0-4dd9-90d8-ff5bf7efdfb9.png?type=w1 Candies, Oil on board, 20.3 × 25.4 cm,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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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5b30f475-b9f2-4bc7-8076-d531d63bbdbb.png?type=w1 Wayne Thiebaud-Private Drawings, The Artist's Sketchbook, 1997




케이크를 그리기까지


티보는 어릴 적부터 만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십 대 때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견습생으로 일했죠. 그러다 2차 세계대전 때 파일럿을 지원했는데 "공보 부서"로 자대 배치되면서(1942-1945) 포스터를 그리게 됩니다. 그렇게 군 복무 시절에도 그는 계속해서 예술적 본능을 이어 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학창 시절,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숱하게 마주하던 케이크의 기억은 그림의 테마가 되었고 그것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사람이 됩니다.


Toy_Mickey,_(Date_unknown),_Offset_Lithograph,_76.2_%C3%97_61_cm.png?type=w1 Toy Mickey, (Date unknown), Offset Lithograph, 76.2 × 61 cm


SE-f574dd89-a820-4991-b909-b7f0b80861ef.png?type=w1 Three Machines, Offset Lithograph, 66 × 91.4 cm, 1963




시작은 쓰되 끝은 달콤한,


시작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 아닙니다. 전쟁 이후 그는 자신의 만화를 뉴욕 잡지에 판매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광고 회사에서도 일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보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배고픈 예술가”라고 비웃었죠. 그런데 그는 그 달콤함이 주는 힘, 미각의 시각화를 계속해 나갔고, 마침내 절박하게 그의 그림을 사려는 컬렉터까지 생겨나게 될 만큼 사랑받는 화가로 거듭납니다.



웨인 티보 :

“그림의 소재로 취급받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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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4c6ee55e-4c2f-4759-a57d-606f3249bad1.png?type=w1 Blueberry Custard, Oil on canvas, 45.7 × 61 cm, 1961


SE-71a56084-909e-46a7-ad95-3336152683ad.png?type=w1 Candy Apples, Woodcut in colors, 44.7 × 48.3 cm, 1987



뭐부터 먹어야 하나?

뭐부터 해야 하나.


뭘 먹을까? 정말 매 순간 하는 고민, 선택지가 많을 적엔 언제나 결정 장애를 겪곤 합니다. 저 맛있어 보이는 것들 중에 어떤 것을 먼저 먹어야 할지 선택의 순간은 고통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바라만 보고 있다가 어쩌면, 어쩌면 누군가 내가 바라던 케이크를 가져가버릴지도 모릅니다. 선택의 순간, 순간의 타이밍, 언제나 선택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테이블 위에서도 그러하듯 인생에서도 또한 그러합니다.



THE JOON :

그저 케이크는 저에게 "행복"입니다. 저 그림 처럼 많은 행복이 내 마음에 가득했으면 합니다.



SE-181d4055-10fe-42da-ba36-c7d2cff6ab16.png?type=w1 Salads, Sandwiches, and Desserts, Oil on canvas, 146.1 × 189.2 cm,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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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를 바라보고 있는 당신


쇼케이스 앞에서 당신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면서 케이크를 고르고 있나요? 누군가와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서? 아니면 오늘의 고독을 달콤하게 즐기기 위해서? 우리는 맛있는 것을 보면 누군가를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기념하게 위해서 신중을 기합니다. 그리고 그 달콤함으로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기념합니다. 티보는 디저트를 유혹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말하지만, 소중한 기억과 함께 하는 특별한, 그저 후식으로 즐기는 소소한 기쁨도 주지만, 나의 시간을 소중하게 만들어주는 맛 그 이상의 의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나에게 내리는 보상이 되기도 합니다.



웨인 티보 :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미소 짓는 게 좋습니다.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SE-5e93af11-74f3-40f6-8b0b-0964fe65621a.png?type=w1 Candy Counter, Oil on canvas, 140 × 182.9 cm, 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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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달콤한 보상 한 조각


"아껴 뒀다가 마지막에 먹어야지!" 나중의 행복을 위해 당장의 즐거움을 참고선 케이크 한 조각 아끼고 아껴둔 적 있으신가요? '인내'라는 학습 아래 고안된 최선의 선택을 해 보지만, 그러다 잘못하면 상해버린 행복을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즐기는 것도 타이밍, 지금의 달콤함을 음미할 줄 아는 것도 필요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고생한 나를 위해 12조각쯤 아니어도 한 조각쯤은 보상할 수 있는 여백이 있어야 나중에 12가지 내 것으로 만들어갈 힘이 나니까요. 나를 위한 달콤한 보상, 가끔은 필요합니다. 가끔은.



SE-cd083b97-bb6d-417b-b6b7-26f3b0a0fe29.png?type=w1 Cased Slice, Oil on board mounted to panel, 18.1 × 17.5 cm, 2008


SlicedPieStand2C2020172018-759x1024.jpg?type=w1


%EC%A7%84%EC%97%B4%EC%9E%A5_%EC%86%8D%EC%97%90_%ED%8C%8C%EC%9D%B4,_1972.png?type=w1 Pie in showcase, 1972



풍요 속에 빈곤


웨인 티보는 케이크만 그리지 않습니다. 풍경과 더불어 인물도 그리죠. 그가 그린 인물들을 보면 꼭 정물을 그린 것처럼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옷 색과 피부색, 딱딱한 표정은 꼭 케이크를 닮았어요. 모델에는 아내와 친구들이 포함되어 있다지만 그의 초상화에는 개성과 감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무심한 표정, 굳어버린 사람들. 예쁜 것들이 범람하는 이 세대에서 더 이상 가치 있고 소중한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은 식어가고 있습니다. 대량 생산으로 쉴 틈 없이 범람하는 "요즘 물건들", 숨 가쁘게 흘러가는 유행에 무던해져 버린 마음.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몰라요. 작은 케이크 한 조각이 주는 기쁨을 잃어버리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Supine_Woman,_1963._Oil_on_canvas,_36_x_72_in..jpg?type=w1 Supine Woman, 1963. Oil on canvas, 36 x 72 in.


Cosmetic_Lady,_Oil_on_wood,_23.2_%C3%97_32.1_cm,_1983-86.png?type=w1 Cosmetic Lady, Oil on wood, 23.2 × 32.1 cm, 1983-86


SE-a73a60ba-fc18-48ed-be8d-39bfff323cd8.jpg?type=w1 Two Kneeling Figures, 1966


Toweling Off, Oil on canvas, 75.9 x 60.3cm, 1968




달콤한 나의 도시


티보는 풍경도 달콤하게 그립니다. 형형색색의 빛깔들이 절벽마저도 아름답게 만드네요. 가파르게 오른 길거리와 아찔하게 서 있는 건물들은 티보의 젊은 시절 할아버지의 캘리포니아 농장에 대한 기억이라고 합니다. 강을 끼고 노을에 물든 논 밭 풍경의 오묘하고도 절묘한 빛깔의 조화가 티보만의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숨겨져 있던 우리의 세상인지도 몰라요.



Sandy Cliff, Oil on canvas, 121.9 × 91.4 cm, 2013


SE-0a0e20c9-03c8-41db-b6ff-4f6a4a625d1d.png?type=w1 Road Through, Oil on canvas, 61 × 75.9 cm, 1983


SE-91909641-cca4-4eab-9a52-f82388adc8f8.png?type=w1 Dark Beach, Oil on canvas, 55.9 × 71.1 cm, 2003


River_Sides,_Oil_on_canvas,_48_x_60_inches,_2007.jpeg?type=w1



SE-4c455d07-dc13-4c3e-8f2a-642ce135032b.png?type=w1



SE-b6a08573-399d-42ef-ad3b-3ed30afc464c.png?type=w1 Cloud Ridge, Oil on canvas, 30.8 × 24.8 cm, 1967


Palm_Ridge,_Oil_on_canvas,_60_x_48_inches,_1977-78.jpeg?type=w1 Palm Ridge, Oil on canvas, 60 x 48 inches, 1977-78



SE-d487f092-9ddc-4ed3-bc1b-009111054ba2.jpg?type=w1 Pie Counter, Oil on canvas, 76.2x91.4cm, 1963


10-Cent Machine, 1999


SE-89315d13-9bdf-4f34-9a4e-71e2222d1520.jpg?type=w1 Four Pinball Machines, 1962


제게 저 나열된 케이크는 무차별적인 대량생산의 폐해가 아니라 달콤한 나의 기억 하나하나 간직해 모은 기쁨의 진열대 같습니다. 티보 그림을 자세히 보면 케이크던 풍경이던 사람이던 공통점이 있어요. 차가운 그림자로 따뜻함을 더욱 강조합니다. 마치 약간의 염분으로 달콤함을 더욱 배가시키는 것처럼요. 그는 빛깔의 미식가인지도 몰라요. 그의 '케이크'가 더욱 달콤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저 파란색, 아름다운 그림자 때문입니다. 파랗다가도 가끔이나마 붉고 아름다운 점하나 찍으면서 내 마음 부드러운 여백 켜켜이 곁들이다 보면 달콤한 케이크 가득 진열된 내 마음 뿌듯이 바라볼 날이 있을 겁니다.



행복함이 가득한 그림

기쁨으로 마음에 담아

내일을 달콤하게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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