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끼리 가족

가족은 원래 남남으로부터 만들어진다.

by The Joon




"피가 물 보다 진하다."라는 말은 있다만

피가 물 보다 더 끔찍하기도 하다.

차라리 남이었으면 좋겠는 혈육도 있고

오히려 혈육보다 나은 남도 있다.


내 피로부터 낳았음에도

무심한 자들의 끔찍한 지옥이

세상에 널브러지고,


내 피가 아니라는 이유로

분간 없이 짓밟아 대는

악랄함이 아침을 덮는 이 세대에서


피라는 것이

어디까지 우리를 지탱해 줄 것인지

어디까지 의미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


그런데 가족은

원체 남남으로부터 만나 만들어진다.


우리들의 이상적인 가족이란 것은

대부분 사랑 안에서 남남으로부터 만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족보에 매어있는 경계심은

피가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것이다.

피로 그어진 경계는 애초에 없었다.


결국 사랑의 폭은

내 마음에 달린 것이라 생각하고 나면

마음이 그간 없던 자유를 찾는다.


물론,

오랜 시간 배겨있는

피에 대한 상식을 쉽게 떨칠 순 없지만

한편 생각해볼 만도 하지 않을까.


내 마음에 온기가

피로 좌우될만한 것인지.


피에 대한 고정관념이 만들어내는

경계심으로부터 멀어져 보면

조금은 더 누그러진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족은 원래 남으로부터 만들어진다._ The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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