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이 적당히 일렁이고 화창한 날의 햇빛이 들어와 아주 밝은 색의 바다가 된 날이었다. 이런 날은 흔치 않아 그녀는 꽤나 들떴는지, 혹은 이번에도 와 줄까 하는 기대감이었는지 소라고둥을 잡았다.
"부우-.. 부..."
조심스러운 성격의 그녀는 작은 소리로 조금씩 테스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 성격을 잘 아는 그녀의 초록빛 친구들은 흐물흐물한 몸을 양옆으로, 위아래로 흔들면서 수다를 떨었다.
"쟤, 또 이러네. 그냥 한번 불어버려. 응?"
"그러다가 오늘 다 지나가겠다!"
밑에 있던 작은 별 친구들도 거들었다. 멋쩍게 웃던 그녀는 이내 힘차게 소라고둥을 불었고, 잠시 가만히 앞을 지켜보다가 한 번 제대로 불어보니 감을 잡았는지 다시 한 번 세게 불었다. 무언가 해낸 듯한 기분 좋은 느낌으로 해실 거리면서 앉아 있기를 5분. 그녀는 저 멀리서 슬슬 무언가 들이 오는 게 보이는지 벌써부터 손을 흔들면서 그들을 맞는다. 아직 다 오려면 5분이나 더 걸리는데도.
그렇게 또 5분이 지나서 총 10분이 되었다. 그녀의 눈 앞에 펼쳐진 오랜 인연들은 행복한 기분을 선사해주는 데에 충분했다. 소라고둥 소리에 바로 달려온 그들 역시 맑은 날에만 서로를 만날 수 있는 사실에 오늘을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었을 것이 분하다. 그리고 그들을 반기는 건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
"오늘도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