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순간에 스스로를 지켜 내는 방법
나이가 들수록 좋은 점 중 하나는 내면의 감정들을 더 솔직하게 대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일차원적인 '기쁨', '신남'과 같이 선이 뚜렷한 감정선 외에도 '외로움', '고독함', '분노'와 같이 불분명하고 순간적인 감정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힘이 생긴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애써 타인에게 표현하거나 옮기지 않게 된다. 그렇게 나만 아는 유일한 순간들이 쌓여갈 때쯤 잊고 있었던 어른이라는 무게를 새삼 느낀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종종 생각한다. 20대 때는 답하기 꽤나 어려웠는데 이제는 좀 명확해졌다. 나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현명함은 스스로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기에 나를 들여다보는데 부단히 시간을 쓰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렇게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들에 솔직해질 때 비로소 내면의 나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에게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 글을 써 내려갈 때 가장 나답다고 느낀다.
무엇이든 부딪히고 경험해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만의 기준점은 결국 스스로가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험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스스로를 더욱 잘 알게 된다. 요즘 흔히 말하는 가스라이팅이란 것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엔 자신만의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다. 자신의 기준점이 뚜렷하면 상대가 부당한 말을 할지라도 그에 적절한 대응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나를 좀 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멀었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은 항상 찾아온다. 나도 모르게 내던져진 상황 속에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했을 때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가장 미안해진다. '아! 이 세상의 크고 작은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면 나만의 기준점이 정말 뚜렷해야 하는구나!' 그렇게 또 하나의 경험치가 쌓인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결국 미래에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직접 겪지는 않았어도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머릿속에 입력된 무언가가 스스로의 생각으로 정리가 될 때쯤 현명함으로 가는 나만의 무기 하나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읽고, 쓰고, 온전히 스스로에게 몰입해 보자.
모든 일의 정답은 스스로에게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