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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 Oct 18. 2022

프롤로그

프로배움러들을 위한 변명


'아 이번에도...'

좀 더 포용적인 분야라고 생각해서 지원했고, 나의 배움들을 (일부) 써뒀는데, 심사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이걸 배웠으면 이걸 하지, 왜 여기왔어요?'


분명 본 주제와 연관된 수많은 경력과 경험들을 적었으나, 상관 없어 보이는 단 하나의 배움은 연관성 있는 수많은 경력보다 더 주목받는다. 


우리 사회는 마치 사람에게는 배움에 정해진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 범위 내에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는가만이 중요한 것처럼 여겨진다. 다른 분야를 배운 경험이 있다면, 이건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혹은 '자기 일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라는 증거처럼 여겨진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이런 다양한 배움에 기반하여 잘 수행해왔다고 생각한다. 배움은 마치 근육처럼 할수록 느는 것이지, 어떤 것을 배웠다고 해서 다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전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나는 춤을 배우면서 느낀 좌절 때문에 공부하면서 좌절하는 일을 견디고 이겨낼 수 있었다. 통계학을 배웠기 때문에 수치 자료를 더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었고, 미술을 배웠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맞춰서 만들 수 있었다. 외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필요한 외국 자료를 찾아볼 수 있었고, 동아리를 했던 경험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떨지 않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배움과 경험은 어떤 경우에도 내 시야를 확장시켜주는 것이었지 내 시야를 제한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배움은 꼭 나에게 돈을 벌어다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똑같이 소중한 것들이었다. 세상에는 아직 내가 모르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그 놀라운 해석의 순간들을 놓치고 싶지 않다.


다양한 배움이 마치 본업에 무능한 증거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나의 백 가지(정말 백 가지인지는 모르겠다) 배움의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나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 우리 서로를 응원하며 더 열심히 배우는 삶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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