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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오기 Nov 06. 2024

무 하나 들고 퇴근하며~~

대표가 직접 농사한 무 선착순 증정 이벤트

 무 하나를 손에 들고 퇴근을 한다.

오늘 우리회사 대표가 직접 농사한 무. 모과 선착순 증정 이벤트가 있었다.

사내 그룹웨어에 이벤트 공지가 뜨자마자 금방 무가 동이 났나고 한다.

공지를 보자마자 직원들에게 공유를 했는데, 우리 직원들이 마지막 순번이라 겨우 몇 개 받아왔단다


실은 무를 가져가도 금방 먹지 않을 수도 있는데 손수 농사지은 거라니, 깎아 먹어 볼까 해서 뽀대 없이 가지고 간다. 옛말이 사실인지 모르나  '무 먹고 트림 안 하면 산삼보다 좋다'했으니 한 번 도전해 뵈야겠다.


예전 시골에서 살 땐,  이맘때 무 밭을 지나다가 무 윗부분이 연두색으로 감돌면 쓰윽 뽑아, 흙을 툴툴 털고 껍질을 치아로 벗겨, 오이처럼 우그적 우그적 먹었던 기억이 있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남들이 하니까 재미로 그랬는지~

그땐 주변에 널린 건 모두 가공 없이 입으로 들어가던 시절이었다.

흙이 있거나 말거나, 입으로 가져던 원시적이고 미개했던 시절~~


지나고 보면 그 시절 먹은 농산물과 푸성귀들 덕분에 아직 내가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상에 오르는 농산물은 대부분 직접 농사짓거나, 밭에서 금방 공수하고 만든 먹거리였으니 말이다.


아우~. 무 하나 가지고 가면서 뭔 에피소드가 이리 주렁주렁 매달려 오는지~~


울 대표는 서울 근교에서 농사를 지으시는데 가끔 농작물이나 유정란. 분재 나눔 이벤트를 하신다.

덕분에 유정란도 먹어 보고, 분재도 얻어다 키워봤다.

뵐 때마다 근엄해서 다가가기 힘든데 은근 자상하고 정 깊다.

농사지은 농산물을 이렇게 나눔 하는 걸 보면 대표이기 이전에 한 집안의 가장이요 영락없는 농군으로 보인다.


청계산 자락의 정기를 받고 자란 오늘 무는 엄청 달고 시원할 것 같다.

잃어버리지 말고 꼭 챙겨 가야지


늦은 퇴근길 전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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