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남편이 지난주에 이어 오늘 새벽에 또 응급실을 왔다.
응급실
남편이 지난주에 이어 오늘 새벽에 또 응급실을 왔다.
남들이 '통풍'이 무서운 병이라고 할 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통풍으로 걷지도 못하고 고열에 시달리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통풍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늘 내 등에 진 짐이 가장 무거운 짐이라더니 ~~
요즘 의료분쟁으로 병원도 비정상 상황이라 여러모로 힘들지만 병이 상황 보고 오는 게 아니니 막막하다.
평소 지병이 서너 개 있는 사람이라 십 년 이상 금연. 금주도 실천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앓아온 만성신장염이 말썽을 일으키는 것 같다. 두 번의 응급실 방문 끝에 오늘은 입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병실이 없어 일단 응급실에서 대기하란다. 우리야 뭐 하라는 대로 하는 수밖에
밤새 고열과 통증으로 한 시간 간격으로 잠이 깨던 그이가 자고 있다.
진통제 수액으로 조금 진정이 되는가 보다.
병원에 오기 위해 엘리베이터 없는 빌라 3층 계단을 겨우 어기적거리며 내려오던 그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난간이 없는 마지막 회단 부근에선 내 어깨에 의존하던 남편의 통증 무게가 아직도 선연하다.
심지어 욕실에서 씻는 순간도 통증 때문에 겨우 한 다리씩 디디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움직였다. 돌백이 아가도 그 보단 나으리라.
통풍이 뭔지? 통증이 뭔지
그냥 지나가는 증상이면 좋겠지만 은근 걱정이 앞선다.
조금 전 잠에 든 것 같아 응급실 이야기를 폰으로 톡탁거리고 았는데 다시 발을 움직이며 통증을 호소한다. 진통제도 안 듣는가 보다.
부디 빨리 입원실이 나고 잘 치료해서
두 발로 씩씩하게 병원을 나섰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응급실은 응급실이구나.
방금 외상을 입은 환자의 신음소리가 온 병원을 압도한다,
누구 아빠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