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읽으셔도 돼요.
아침에 눈을 뜨는 게 힘든 편이에요. 다들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고 하지만, 저는 유달리 일어나기가 힘든 편입니다. 전날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먹어버린 다인분의 식사와 그에 동반하는 거식 증상이 온몸과 목을 아프게 만들거든요. 약을 먹은 지가 꽤 됐는데도 아직 조절이 어렵네요. 집중하지 못해 먹는 콘서타, 그걸 먹기 전까지 저는 온갖 상상의 바다에서 헤엄을 쳐요. 좋은 상상은 아니더라고요. 대부분 결말은 제가 죽는 비극이랍니다. 상상만 하고 행동은 왜 안 하냐 묻는 사람이 있다면 그러게요,라고 답하고 싶어요. 그냥 제가 용기가 없는 거겠죠.
사실 이렇게 갑자기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충동이에요. 갑자기 무언갈 토해내고 싶어서, 뭐라도 쓰고 싶어서 올려봐요. 글은 제게 숨을 쉬고 감정을 뱉는, 하루의 몇 안 되는 시간 중 하나거든요. 예전엔 타인에게 풀었던 적도 있지만 그건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내 칼을 같이 맞아달라는 거더라고요. 물론 이 글도 읽는 이들에겐 그런 걸 줄 지 모르겠습니다. 허나 잘 모르는 청년 A의 우울이 가까운 이의 우울보다는 덜 무겁게 느껴질 것 같아서, 조금의 발악으로 내 얘길 들어달라고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결핍이 몸을 잠식해 나가고, 죽음에 대한 환영과 공포로 얼룩질 때마다 이 글을 쓸 수도 있고, 어느 날의 기분에 따라 이 글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편지 쓰는 게 좋은데 일기를 쓰는 건 힘들어하는 사람이에요. 이게 앞선 문장과 무슨 상관이냐면, 타인을 귀애하고 사랑하는 건 너무나도 쉬운데 내가 날 바라보는 게 너무 싫고 무섭고 힘들다는 소리거든요. 하지만 모두들 말하잖아요. 자기 내면의 결핍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대로 무너진다고.
이미 무너진 저도 복구할 수 있겠죠? 한 번 더 쌓아 올리면, 느려도 언젠간 내가 나를 봐주겠죠? 지금도 거울을 자주 보지 못해요. 보면 화가 나서요. 그런 거예요, 제가 가진 우울이란 건. 그냥 나를 보기가 싫어요. 그래서 이 글도 이렇게 올려버리고 재차 마주하지 않으려고 열과 성을 다해 피할지 몰라요. 그래도 있잖아요. 저 되게 노력한답니다. 병원도 꾸준히 다니고 뭐라도 해보려고 필사도 하고 일기도 써요. 다만 내가 날 파괴하는 일이 더 좋아서, 그게 더 회피가 되어서 자꾸 그쪽으로 흔들려서 그래요.
정말 두서가 없는 것 같은데 무튼 이 글은 그런 글이에요. 싫으시면 보지 않으셔도 되는, 그냥 언젠가의 내가 한 번씩 올리고 싶은 글. 브런치는 정기 간행물만 취급해 주는 것 같은데 주에 1회 정도는 올릴 것 같아서 대충 날 하루만 잡아놨어요. 근데 그날에 안 올라갈 수도 있어요. 흐르는 글이라 여겨주세요.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