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7

내게 대답하지 않으셔도 돼요

by 청년 A씨

밤빛이 반짝일 때마다 외로움에 사무칠 때가 있다. 깊디 깊은 그 음울은 어디까지 깊어지는 건지 알 수도 없을 만큼 깊곤 하다. 나는, 내가 사랑했던 걸 잊고 사는 게 익숙하다가도 갑작스런 기억에 사무치고 만다. 그러면 밤하늘은 울먹거리고 마음은 처절해진다. 나는 왜 내가 사랑했었단 걸 잊고 말았는가.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의 기억은 영원치 않다. 영속성을 가지고 있을 뿐, 누군가 상처 받거나 내가 그랬다는 것만 그 시간에 남아 메모리가 되어 있을 뿐, 기억이라는 인간의 풍화에 그 기억을 다시 꺼낼 수는 없다.


나는 내가 미워서 견딜 수 없다. 그걸 왜 잊는가. 심지어 온전히 꺼내지도 못하는 주제.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슬퍼하며 숨을 쉰다. 목을 조르고 싶고, 그대로 강에 떨어지고 싶단 기억도 함께 꺼내면서 행복한 기억은 꺼내지도 못하며.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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