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다 '어른 연기' 중인 거 아니에요?

by KELLY

솔직히 고백할게요. 저는 가끔 거울 보면서 깜짝 놀라요. '아 맞다, 나 이제 서른 넘었지?' 하고요. 마음은 여전히 떡볶이 하나에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내일 일은 내일의 나에게 미루고 싶은 철부지인데, 겉모습이랑 통장 잔고(흑흑)는 자꾸 저보고 '어른'이래요.


근데 웃긴 건, 제 주변 어른들도 다 비슷하더라고요. 겉으로는 세상 쿨한 척 일 처리 척척 해내지만, 사실 속으로는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거 맞나?'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달까요?


어른의 정의: 당황하지 않는 척하는 연기력


어릴 땐 서른 살쯤 되면 인생의 모든 정답을 다 알고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웬걸, 정답은커녕 오답 노트 쓸 공간도 부족해요.


제가 생각하는 진짜 어른은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당황스러운 상황에서도 일단 태연한 척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업무 메일에서 "네, 확인했습니다"라고 보내지만 속으로는 "이게 대체 뭔 소리야?"라고 외치는 그 뻔뻔함! 그게 바로 우리가 치열하게 단련해온 '어른의 기술' 아닐까요? 우리, 생각보다 연기력이 꽤 늘었다니까요.


침대는 나의 우주, 나의 충전기


세상 밖에서는 완벽한 어른인 척하느라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성역은 바로 '이불 속'이죠.


하루 종일 남의 눈치 보고, 효율 따지고, 생산성 있게 살려고 애쓰다가 집에 돌아와 양말 툭 벗어 던지고 침대에 눕는 그 순간!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연기복을 벗고 '진짜 나'로 돌아와요. 침대 위에서 멍하니 유튜브 쇼츠 넘겨보는 그 시간이 비생산적이라고 자책하지 마세요. 그건 어른 연기를 내일도 계속하기 위해 영혼을 예열하는 아주 숭고한 과정이니까요.


조금은 서툴러도 '기깔나게' 살고 있어요


남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고,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아서 불안할 때가 있죠. 근데 그거 알아요? 남들도 다 똑같은 생각 하고 있어요. 다들 각자의 무대 뒤에서는 대본 외우느라 정신없거든요.


그러니까 오늘 하루 조금 실수를 했거나, 계획대로 안 됐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우리는 지금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처음 맡아보는 '어른'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중이니까요. 조금 서투르면 어때요? 그게 더 인간미 넘치고 기깔나지 않나요?


당신의 퇴근길을 응원하며


오늘 하루도 어른 노릇 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요. 이제 연기 그만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푹 쉬자고요. 당신은 오늘 하루를 버텨낸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멋진 주연 배우였으니까요!


내일의 연기는 내일의 당신에게 맡기고, 오늘 밤은 그냥 '나'로 돌아가서 꿀잠 자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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