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2월은 좀 애매한 구석이 있어요. 겨울이라고 하기엔 햇살이 너무 다정하고, 봄이라고 하기엔 바람 끝이 아직은 앙칼지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 '애매함'이 주는 향기가 참 좋아요. 아직 꽃이 피진 않았지만, 공기 속에 '곧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냄새'가 섞여 있거든요.
요즘 창가에 앉아 있으면 햇볕이 예전보다 훨씬 깊숙이 들어오는 게 느껴져요. 한겨울 햇살이 그냥 '밝기만 한 빛'이었다면, 2월의 햇살은 아주 미세하게 '바스락거리는 온기'를 품고 있죠.
빨래를 바짝 말렸을 때 나는 그 포근한 냄새, 혹은 따뜻한 데 누워 있는 강아지 정수리에서 날 법한 그 킁킁거리고 싶은 냄새 말이에요. 2월은 우리에게 "이제 그만 두꺼운 이불 걷어차고 나와서 기지개 좀 켜봐"라고 다정하게 참견하는 달이에요. 이 햇살 냄새만 맡아도 왠지 모르게 마음의 습기가 뽀송하게 마르는 기분이 들지 않나요?
1월 내내 "올해는 진짜 갓생 산다!"라며 자신을 몰아세웠다면, 2월은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에요. 28일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이 마치 바쁜 일상 사이에 끼워진 '달콤한 민트 캔디' 같아요. 입안을 화하게 만들어주면서 다시 시작할 기운을 주잖아요.
졸업식 꽃다발에서 나는 향긋한 백합 냄새, 새로운 시작을 앞둔 설렘 섞인 공기, 그리고 길가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고소한 원두 향기까지. 2월은 무거운 겨울의 외투를 벗기 전에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가장 우아한 휴게소예요. 거창한 계획이 조금 틀어졌으면 어때요? 우리에겐 아직 2월이라는 보너스 트랙이 남아있는데요!
인생의 명장면은 대개 짧게 지나가기 마련이죠. 2월도 그래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겠지만, 그래서 더 밀도 있게 즐겨야 해요. 아직 시린 바람 속에 섞여 들어오는 그 미세한 흙내음과 나무들의 숨소리를 느껴보세요.
남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아 조급해질 때, 2월의 향기를 맡으며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야, 너 지금 딱 보기 좋게 익어가고 있어!"라고요. 향긋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창밖의 햇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2월은 이미 충분히 기깔나게 흐르고 있는 거예요.
어쩌면 2월은 우리가 가장 다정해질 수 있는 달일지도 몰라요. 곧 다가올 봄을 시샘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내어주는 그 넓은 마음처럼, 우리도 스스로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면 좋겠어요.
오늘 퇴근길엔 코끝을 스치는 공기 냄새를 한번 깊게 들이마셔 보세요. 그 속에 담긴 봄의 예고편이 당신의 지친 하루를 기분 좋게 환기해줄 거예요. 당신의 2월이 세상 그 어떤 향수보다 우아하고 향긋하길 진심으로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