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God-life) 강박 탈출기

조금은 느슨해도 충분히 기깔나는 나의 하루

by KELLY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평범하게 사는 것'을 마치 실패한 인생인 것처럼 몰아세우기 시작했어요. 새벽 5시에 일어나 미라클 모닝을 하고, 독서와 운동을 병행하며, 퇴근 후에도 부업이나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이른바 '갓생'이 정답인 것처럼 말이죠. 물론 열심히 사는 건 멋진 일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살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함이 우리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는 거예요.


열정 과부하: 엔진을 끄지 못하는 자동차처럼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안심하는 병에 걸린 건지도 몰라요. 주말에 침대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면 왠지 죄책감이 들고, SNS 속 타인의 화려한 성취를 보면 내 일상이 한없이 초라해 보이곤 하죠.


하지만 기계도 24시간 돌리면 과부하가 걸리듯, 사람의 마음도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해요. 남들이 100km로 달린다고 해서 억지로 엑셀을 밟을 필요는 없어요. 내 차의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잖아요. 가끔은 엔진을 끄고 창밖의 풍경을 구경하는 시간, 그 '정지'의 순간이 우리를 더 멀리 가게 만드는 진짜 연료가 된답니다.


거창한 미래보다 소중한 ‘지금의 온도’


우리는 늘 '나중에'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의 피곤함을 견뎌요. "돈 많이 벌면", "성공하면", "여유가 생기면"이라며 현재의 기쁨을 자꾸 뒤로 미루죠. 그런데 그 '나중'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인생의 진짜 명장면은 대단한 시상식 무대 위가 아니라, 퇴근길에 마주친 노을이 예쁠 때, 편의점에서 산 맥주 한 캔이 기가 막히게 시원할 때, 혹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정처 없이 걸을 때 불쑥 찾아와요. 이런 사소한 찰나의 행복들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하지 마세요. 거창한 성공은 신기루 같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소소한 만족감은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내 편이니까요.


‘적당한 성공’이 주는 의외의 평화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어요. 그리고 모두가 주인공이 될 필요도 없죠. 누군가는 화려한 주연이 되겠지만, 누군가는 그 공연을 즐겁게 관람하는 관객이 되거나 무대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스태프가 될 수도 있어요.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으로 엄청난 자유가 찾아와요. 타인의 박수 소리에 목매지 않아도 되고, 실패해도 "그럴 수 있지"라며 툭툭 털어낼 수 있는 배짱이 생기거든요. '적당히 잘하고, 적당히 즐기며, 적당히 행복한' 삶. 이 미지근한 온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타인이 아닌 나 자신과 온전하게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당신은 이미 '갓생'을 살고 있어요


오늘 하루,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출근하고 퇴근했나요? 누군가에게 다정한 인사 한마디를 건넸나요? 혹은 맛있는 점심 한 끼를 챙겨 먹었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히 기깔나는 하루를 보낸 거예요.


남들의 속도계에 당신의 인생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다그치지 마세요. 당신은 지금 당신만의 속도로, 당신만의 계절을 지나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화려한 꽃이 피지 않아도 괜찮아요. 묵묵히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우는 당신의 모든 과정이 그 자체로 이미 위대한 예술 작품입니다. 오늘 밤은 당신의 '평범하지만 소중한' 하루를 위해 시원한 박수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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