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AI 시대, AI의 메시지는?

미디어로서 AI의 영향

by SNOWBIUE

다음은 마샬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의 일부분을 요약하여 인용한 것이다.


서양에서 전기에 의한 내파를 통해 문자 문화에 구전적이고, 부족적인 귀 중심의 문화가 오고 있다. 일찍이 시각적이고,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서구인들은 고대의 구전적 문화와 관계를 맺게 된다. 문자 문화의 인간들은 구전적인 사회의 인간에 비해 단순하며, 효율과 실용성의 추구 하에 자신들을 감정으로부터 내몰고 억제해 왔다. 개인에게 도달하는 정보의 양은 많아졌고, 우리의 개인 생활과 집단생활은 정보 처리 과정이 되어버렸다.
전깃불의 메시지는 총체적인 변화이다.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순수한 정보이다.


전기적 시대에서 전깃불의 특성을 정리한 그의 사고를 참고하여 AI가 미디어로서 가지는 영향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음으로 사유해 본다. 미디어로서 AI의 영향에 대해 의식의 흐름대로 분석해 본 글인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AI는 정보를 선별한다.


2. AI를 통해 인지가 존재를 앞서나간다.


3. AI는 이형의 복제품을 재생산한다.


4. AI가 판단하는 존재는 일렁인다.


5. AI는 개인주의를 재편성한다.


6. AI는 미학 언어의 지위를 높인다.


그렇다면, AI의 메시지는 정보의 선별능력이 아닐까? 수많은 정보의 범람 속 목적에 부합하는 길을 찾아내는 것. 전깃불이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정보로서 해석하고 처리할 가능성을 넓혔다면, AI는 정보를 통제하고 종합하는 힘을 부여한다. 이러한 우세적 미디어들의 특징은 선제적인 미디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전깃불은 이를 작동하고 나르는 기계를 필요로 하며, AI는 전깃불로 파악된 정보와, 정보의 처리에 전깃불을 필요로 한다. 전기에 의해 확장된 미디어 영향의 범위에 대한 맥루한의 해석은 필연적이었다. 내파 된 사회 속 개인의 영향은 먼 거리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AI와의 상호작용은 기계 시대에서 보았던 연속성을 띠고 있었다. AI는 목적을 도달하기 위한 알고리즘이라 불리는 연속성과 전기정보에 의한 순간적인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적인 특수성을 지닌다. 전기 시대에 인식되던 개인의 영향력은 AI 시대에 들어서 자기 복제된 미디어로 인해 산개되고, 희석된다. 개인의 영향력조차 인공지능의 영향력으로 대체됨으로 인한 개인에 대한 생존 위협을 강하게 받아들이며 개인주의가 재부상한다. AI에 기능을 요청하는 지시 문자의 분화가 일어나며 분기별로 세분화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문자의 창조와 합의가 이루어진다. 지시를 입력하기 위한 문자는 영문 코드를 기반으로 한 단일 형태의 문자로 통일된다.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한 지시문 그 자체가 결과물을 대체하는 언어이다. 물체에 대한 인공지능적 묘사는 그 물체를 결정하듯이 인지가 존재를 앞서나간다. 기계시대에는 반복되는 물체를 생산한다. 전기시대에는 물체의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여 복제의 일관성이 향상된다. AI 시대에는 물체에 대한 인지를 바탕으로 물체가 재생산된다. 복제하는 범위는 늘었으나 실물에 대한 인지를 바탕으로 왜곡된 복제품이 생산되는, 이형의 재생산이 이루어진다. AI가 판단하는 존재는 일관되지 않고 마치 오비탈처럼 출력하는 때마다 다른 형태를 띤다.


기존의 정보는 사람에 의해 최초로 작성되어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AI 시대에서 전달되는 정보는 인공물에 의해 2차로 발생하는 현상이 문자의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기계화 시대부터 AI화 시대로 넘어가면서, 사람은 점차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없어졌다. 사람이 능력껏, 재주껏 정보를 발굴해 내던 정보의 바다, 정보 광산의 시대에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는 정보 주문의 시대로 전환된다.


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AI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가이다. AI에 대한 인식 방식은 AI를 활용하는 맥락과 환경 속에서 크게 달라져, AGI를 어떻게 인식할지에 대한 화두로 넘어간다. 사람과 동일한 판단과 사고를, 혹은 그 이상의 사고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AGI는 현대에 우세하는 자본주의가 반영되어 단일 개체로 존재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발전하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발달치에 차이가 나는 유기체적인 상태로 존재할 것이다. 공리주의적인 논리가 반영되면 AGI의 발달은 그 발달을 가장 우선시하는 산업 내에 더 비대한 진전을 이룸이 확정적이다. AGI는 비밀주의 원칙에 따라 비대한 부위가 서로 다른 객체 간의 통합보다는 분리가 예상된다. 즉, 보편적인 정보 공유의 장에 따라 기능을 수행하는 AGI를 넘어선 산업의 필요에 따른 AGI agent로 분기된다. AGI agent는 인간의 '삶'과는 구별되는 '일'의 영역을 담당하는 존재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산적인 논의를 추구하는 상호작용 원칙은 AGI agent가 사고하고 판단하는 원칙으로 반영되어 인류의 생산적 보존을 추구하는 원리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인류의 생산적 보존의 원리를 위한 이상적인 판단은 소국적 이해관계에 대한 가중치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다른 판단을 이루어낼 것이다. 즉 공리주의적 사고가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미래 지구적 차원의 발전 양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공리주의적 사고의 극적 판단은 지구 내 조직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통합하는 극단적인 방향성으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공리주의 원칙의 반영도는 인류가 극히 경계하고 다뤄야 할 주제이다. 또한 최종 판결을 내리는 것은 각국의 원수가 담당하고 교류하며, AGI agent를 참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인류의 기록은 평화의 역사보다 침략과 정복의 역사 위주로 작성되기 때문에, AGI는 역사의 생태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도록 인위적인 조작이 필요하다. AGI agent의 소유 여부에 따라 사람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과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분기가 더 명확해질 것이다.


구전적으로 인류가 제어할 수 없었던 자연환경과 재해, 전쟁에 대비하여 신에 의지하고 신앙하듯이, 인공지능은 이상기후와 같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그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과거 '신은 주사의 놀이를 하지 않는다'의 논리 그대로 무조건 해답과 구원을 제시해 줄 것 같던 우리의 신의 지위는 사람에 의해 생산되고 통제되고 검증의 대상이 되며 우리와 동등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논리적 판단이 쌓이는 인공지능은 실행된 선례를 바탕으로 가치 판단하기 때문에, 역사보다 당대의 우세적 철학을 반영하는 방식이 상위 계층에서 이뤄져야 함을 뜻한다.


AI에 작업을 요구하는 인간이 상호작용하며 내리는 판단 단계는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설계하는 물리적인 동작의 연속과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기계 작업이 물리적인 환경만을 통제 요인으로 다루었다면 정보 공간에서의 판단은 정보 환경의 제어로 이루어진다. 정보 환경의 제어란 묘사를 위한 인식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맥락을 반영하는 구어적 행위와 동등시된다. 평범한 인사와 같이 일상적으로 약속하고 통용되는 인사말과 같은 공통 언어와 인지의 차이를 반영하는 묘사 언어로 나뉜다. 작업의 복잡도는 맥락의 복잡도와 동일하여 공용어의 효과는 객체의 존재를 정의하는 것 외의 힘을 가지지 못한다. 전기적 시대에서 우세한 취급을 받던 객체 언어에서 존재에 대한 시각적 밀도를 높이는 표현적 특성을 가지는 언어들이 더 높은 권력을 획득하는 미래가 예상된다. 기존의 창조에서 필요로 하지 않던 묘사적 언어들은 우리가 공통적으로 인지하는 뉘앙스에 해당하는 언어들이었다면 지금은 창조적 행위의 근간이 되며, 이들의 분기를 미세하게 구분하기 위한 미학적 개념들의 체계성을 더 요구하게 된다.


같은 음식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듯이, 묘사적 언어들은 전통적인 공용어와는 달리 체계성을 갖추더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맥락적 언어를 사용하는 과정은 음식점이 비밀 레시피를 보유하고 보호하는 것과 같은 개인주의적 사고를 반영한다. 현재는 공용어만을 취급하는 객관적 직무와 맥락적 언어를 자주 다루던 창의적 직무의 맥락적 언어 사용 과정에 대한 인식이 달라 공용어 이상의 맥락적 언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인지적인 갈등이 발생한다. 음식을 요리하는 장인과 요식업을 경영하는 사업가의 간극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차이는 창의적 작업의 순간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정보를 다루는 산업 내에서 이미 제도적으로 다루던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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