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속으로 퍼지는 당신의 무례함

아주 작은 캠페인

by 그림한장이야기
담배 연기를 뿜고 있는 사람 (iPad air 4, Adobe Fresco)

우리는 직접적인 접촉에 의한 상해만이 피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형태가 있는 것들의 충돌을 말합니다. 주먹으로 때리는 것, 상대방의 물건을 파손시키는 것들을 말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폭력들이 많이 있습니다.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던 초창기 때, 소음을 일으킨 쪽에서는 무엇이 잘못인지 몰랐습니다. 직접적인 접촉으로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까요. 자신은 자신의 공간에만 있었는데 말이죠.


우리가 행하는 행동은 공기 속으로도 퍼져서 상대에게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캠페인

공기 속으로 퍼지는 당신의 무례함


층간 소음은 많이 문제가 되었고, 뉴스에서도 자주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소리라는 것은 비교적 인식하기 쉬운 편이라서 많이 개선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 문제가 많죠) 하지만 냄새는 문제가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담배연기가 유발하는 냄새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담배 연기는 조용합니다. 즉시 공기 중으로 사라지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자신이 뿜은 담배연기가 사라져 소멸했다고 느낍니다. 또한 담배 연기 냄새에 익숙해진 자신의 코는 악취를 감지하지 못하는 마비된 상태입니다. 그 담배 연기는 이웃집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에게로 파고듭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의 경우, 많은 흡연자들이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고 들어갑니다. 1층의 주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보죠. 저층의 피해는 심각합니다. 여름에는 창문도 열 수 없습니다. 겨울에는 더 심각합니다. 추워서 자신의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죠. 그 담배연기는 환기구 등을 통해 아파트의 이웃집들로 퍼져나갑니다. 아무 잘못 없는 창문만 꼭꼭 닫지만 당연히 소용없습니다.


저는 담배연기의 피해자로서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담배 피우는 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자신이 발생시킨 담배연기도 자신의 집에 가두어라! 자신이 피운 담배 연기 100%를 온전히 자신이 흡입하라! 모든 환기구를 막고 창문을 닫아서 집을 밀봉시킨 뒤 담배를 피워라!”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보면 어항을 뒤집어 씌운 채 그 안에서 담배를 피우게 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담배연기는 자신이 다 마셔야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반론과 하소연도 일리가 있고 경청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담배는 아직 불법이 아니죠. 엄연한 합법적인 기호 식품입니다. 솔직히 몸에 나쁜 것을 알고 피우는 흡연자들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자유이죠. 문제는 다른 식품들과 달리 담배는 연기의 형태로 공기 중에 퍼진다는 것입니다. 담배가 합법적으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안은 흡연자들의 권리를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가 대비 엄청난 폭리의 희생자들이 흡연자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담배 연기를 내뱉는 순간 비흡연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공기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니까요.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 (iPad air 4, Adobe Fresco)

소음에는 층간 소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전거가 지나가는 순간 최대 볼륨의 노랫소리가 제 귀를 강타합니다. 자전거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들의 소리 크기는 갈수록 커지는 것 같습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산책이나 라이딩은 과거의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음악은 아름답습니다. 소음과는 거리가 멀죠. 그러기에 상대방이 나의 음악 좀 들었다고 문제가 될 거라는 생각조차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같이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죠. “음악 들어서 좋을 텐데.. 왜 화를 내요?”


음악으로도 폭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떠한 아름다운 것도 폭력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은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달려있습니다. 듣기 싫은 음악은 폭력입니다.


저는 담배를 피운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소음을 발생시켜서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별다른 죄책감도 못 느꼈고요. 반려견들과 함께 살다 보니 강아지를 싫어하는 분들에게 본의 아닌 불편을 주기도 했을 겁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는 강아지들은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더군요. 그 미안한 마음이 제가 발생시키는 소음에는 더 엄격해지게 되었습니다. 반려견들과는 달리 제 자신은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 자신이 발생시키는 소음에 더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접촉이 두려운 시대에 비접촉 생활까지 너무 까다롭다고요? 네!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