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조절 장애와 마주하다.
저는 이유 없이 화를 내지 않는다고 확신했었습니다. "내가 화를 내는 이유는 모두 명확해! 상대가 잘못한 게 맞잖아!" 저는 마땅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얼마 전 당황스러운 상황이 발생했고, 저는 심하게 화를 냈었죠.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내가 분노 조절 장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얼마 전 흔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늦은 밤, 갑자기 누군가 우리 집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행히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죠. 저는 소리를 질러 상대를 쫓아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도망가지 않고 계속 문을 열려고 했습니다. 저의 반응은 격앙이 되었고 잠긴 문을 사이로 언성이 높아지게 되었죠.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고 상황은 종료가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습니다.
치매로 보이는 노인이 우리 집을 자신의 집으로 착각하고 발생한 사건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났고, 흥분이 가라앉게 되자 내가 왜 그렇게 흥분을 했는지 적절하게 설명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칫 강력범죄의 현장이 될 수도 있는데 화가 나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한 것입니다. 가장 현명한 행동은 경찰을 부르고 조용히 상황을 살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못했죠.
잠시 그동안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집 밖에 나가면 못마땅한 사람들이 제 눈에는 자주 포착이 됩니다.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들, 보행 신호를 지키지 않고 무단 횡단 하는 사람들, 신호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 과속을 하는 자전거 라이더들... 그들을 접한 저의 머릿속에는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들로 가득 차 있게 됩니다. 유일하게 그 모든 화를 듣는 상대는 아내입니다. 아내는 그만 좀 하라고 저에게 화를 내죠. 화의 악순환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화를 내는 시간이 아깝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경찰까지 부른 사건으로 화를 낸다는 것이 무척 위험하다는 것도 체험했습니다. 제가 병적인 분노 조절 장애라면 병원에 가는 것이 마땅합니다. 글을 연재하면서 병원 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올 수도 있겠네요. 이 글이 병의 치료에 직접적인 치료제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브런치 스토리 매거진 "분노 조절 장애와 마주하다"는 저의 분노를 기록하고 돌아보며 반성하고 또 제대로 된 분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화를 참으면 화병에 걸린다고 하고, 모든 일에 화를 내면 분노 조절 장애이니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