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연인", "만추"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My Best Friend's Wedding, 1997)"에는 기분 좋아지는 장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족, 친척, 친구들까지 모두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친구가 임기응변으로 시작한 이 노래는 영화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최고의 장면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raEbrKPBoyQ?si=6Greea0fNtPLvjqo
영화 "연인 (The Lover, L'Amant, 1992)"이 개봉할 때 꽤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었던 영화였는데 "제인 마치"라는 주인공 여자 배우가 미성년자라는 등 루머와 가십거리들이 많았었죠. 그 당시 몰래 본 친구가 별로 야하지 않아서 실망스럽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친구는 엄청 잘려나간 편집본을 본 것이었습니다. 챙 있는 모자를 쓰고 배위의 난간에 기대고 서있던 소녀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2023년 10월)은 가을입니다. 가을과 어울리는 장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의외로 영화 속 가을 장면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 등장하는 센트럴파크의 가을을 선택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영화 "만추 (2011)"입니다. "현빈"과 "탕웨이"가 나왔죠. 저는 아쉽게도 현재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스쳐 지나가면서 본 영화의 이미지가 이렇게 강하게 저의 뇌리에 각인이 되었다는 것이 놀랍네요. 그만큼 장면들이 아름답다는 증명이겠지요.
가을바람이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곧 겨울이 온다는 신호일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빠르게 흐르네요. 영화 속 장면들처럼 잠시 멈춤을 해놓고 야속한 시간을 붙잡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