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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Dec 11. 2020

"우리 아이는 안 물어요" 당신 아이도 물 수 있어요~

포메라니안들과 도시생활

포메라니안들과 도시생활

"우리 아이는 안 물어요" 당신 아이도 물 수 있어요~


나와 살고 있는 포메중 대장 "메이"


아직도 개 물림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이런 사고의 대부분은 주인, 반려인들의 잘못이다. 100% 인간 잘못이라고 말해도 될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반려동물은 동물이다. 그들이 인간이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내가 반려견들과 함께 생활한지도 10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하지만 아직도 산책할 때 신경이 예민해지고 극도로 조심하게 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로 인해, 나의 반려견들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길거리를 걷다 담배냄새가 나면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욕한다. 담배를 피우는 행위가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 같지만 그 행위가 유발하는 담배연기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타인을 괴롭힌다. 


반려견과의 산책 역시 동일하다. 나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하지만 어떤 요소가 담배연기처럼 의도치 않게 남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려인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장면을 종종 목격한다. 

즐겁게 산책하는 강아지와 주인.. 강아지는 꼬리를 흔들며 지나가는 어린아이에게 달려가고 아이는 놀라서 울음을 터뜨린다. 옆의 있던 아이 엄마는 아이를 안으며 괜찮다고 안심시켜준다. 강아지의 주인은 해맑게 웃으며 아이에게 말한다.

"우리 아이는 안 물어~"


일단 반려견이 물고 안물고는 잠시 나중에 말하겠다. 개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개가 달려오는 것은 엄청난 공포이다. 다 큰 어른들도 무서운데 아이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개를 무서워할 가능성이 높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개를 접할 기회가 없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반려견과의 산책에서 기본은 반려견이 다른 사람에게 접근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훈련을 꾸준히 시켜서 주인 옆에서 얌전히 걷게 만들어야 한다.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다가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것도 조심해야 한다. 언제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반려견의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이상한 행동이 보이면 바로 멈추게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반려인들은 강아지의 산책 권리만 생각하고 보행자인 인간의 권리를 등한시하게 된 것 같다. 자신의 반려견이 저지를지 모르는 돌발행동에 대한 준비나 대책 없이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산책을 나간다. 


"우리 아이는 안 물어요~"라고 말하는 반려인에게 말하고 싶다. "물지 않아도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요." 


우리는 가까운 상대일수록 그 상대를 더 모른다. 부모가 자식을 모르듯,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모른다. "우리 아이는 안 물어요~" 그것을 어떻게 확신하는가?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물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반려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까? 당신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증거로 쓰기에 매우 부족하다. 


개 물림 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큰 문제를 일으킨다. 1억 번의 산책길에 문제가 없어도 다음 산책길에 긴장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입장으로서 반려동물들에게 좀 더 너그럽고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퍼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인간이 동물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한다. 마음 아프지만 위급상황에서 반려동물의 목숨보다 인간의 목숨이 우선해야 한다. 산책에서도 고려할 사항이 있다. 인간의 보행권과 반려동물의 산책권이 있다면 무엇이 우선해야 할까? 인간의 보행권에는 당연히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도 포함된다. 


산책하면서 종종 보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목줄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생겨난 모습들이다. 목줄 없이 강아지를 산책시켜왔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목줄 착용 의무화가 시행되자 목줄 착용은 했는데 그 목줄을 손에 쥐지 않고 놓고 다니는 것이다. 목줄을 질질 끌며 반려견은 반려견대로 다니고 반려인은 저 뒤에서 어슬렁어슬렁 걷고 있는 것이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게 그렇게 어려우면 어떻게 산책하겠냐?!"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이 맞다. 반려견과의 산책은 어려운 것이다. 모든 상황에 준비할 수 없겠지만 반려인이라면 산책 시에 긴장하고 나의 반려동물 행동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산책길의 우선순위는 인간의 보행권이라는 것과 지나가는 저 사람이 동물을 싫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반려동물과의 산책은 반려동물은 편하고 반려인은 불편한 것이 정상이다. 반려동물의 용변을 치우고 돌발행동을 다스려야 하는 긴장감 있는 행위인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서 본 센트럴파크의 뉴요커와 반려견들의 산책을 꿈에 그리며 문을 나선다. 하지만 동물과의 산책이란 언제나 위험이 존재한다. 그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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