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 영화 이야기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폴링 인 러브 Falling in Love]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우 "메릴 스트립"의 영화로 무엇이 떠오르나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대부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절절한 로맨스 영화의 여주인공으로도 탁월한 연기를 우리에게 선사했었습니다.
그녀의 로맨스 영화로, 제 마음대로 두 편을 골랐습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와 [폴링 인 러브 Falling in Love]입니다. 이 두 영화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유부녀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 영화이죠.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책으로 먼저 유명했던 작품입니다. 그 유명한 이야기가 영화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문제는 누가 주인공을 맡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의 캐스팅 소식에 조금 걱정스러운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녀는 영화 속 "프란체스카"를 너무도 잘 표현했습니다.
위의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모습입니다. 프란체스카는 자동차에 남편과 나란히 타고 있습니다. 앞에 보이는 트럭에는 사랑하는 그가 운전을 하고 있죠. 빨간 신호에 두 자동차가 멈춥니다. 프란체스카는 문을 열고 뛰쳐나가 그의 자동차에 올라타고 싶지만 끝내 남편의 옆자리에 머무릅니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창 밖만 바라볼 뿐이죠. 이 장면에서의 그 긴장감과 폭발할 것 같은 감정, 그리고 절제된 아름다움은 메릴 스트립이 아니고서는 담아낼 수 없는 명장면입니다.
그런데 이런 명 연기를 그녀는 이미 해 봤었습니다. 오래전 그 영화에서도 못지않은 감정의 폭풍을 일으켰었죠. 영화 [폴링 인 러브]입니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남자 주인공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캐스팅도 좀 의외였는데 [폴링 인 러브]의 남자 주인공은 더 놀랍습니다. "로버트 드니로"였거든요. "로버트 드니로"와 "메릴 스트립"의 로맨스 앙상블이라! "도"아니면 "모"의 모험이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TV에서 처음 봤던 어린 저의 눈에도 예쁜 커플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저는 이 영화의 진가를 알게 되었죠.
[폴링 인 러브]에서 보여주는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너무도 실제 같습니다. 그래서 동의할 수 없는 사랑을 이해하게 만듭니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그런 부적절한 사랑을 어떻게 관객에게 설명할지 감독은 난감했을 것입니다.
지난 글, [그 영화, "로맨틱하다"]에서 이야기했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 영화도 유부녀의 금지된 사랑을 다룬다고 볼 때, 이쯤 되면 메릴 스트립이 나오는 영화의 단골 소재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