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안성기"를 추모하며...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by 그림한장이야기

(영화 [라디오 스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영화계 전체에서 단 한 사람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이 사람을 선택하겠습니다. 영화배우 "안성기"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그 사람

영화배우 "안성기"를 추모하며...


2026년 1월 5일, 영화배우 "안성기"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에 대해 저는 아주 일부분만 알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가 제가 알고 있는 그에 대한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친했던 옆집 이웃이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제가 알고 있는 가장 인상 좋은 사람, 그의 온화한 미소는 언제나 저를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그는 희대의 악당으로 나옵니다. 그의 이미지와 정반대의 파격 변신이었습니다. 그는 놀라운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고 멋지게 해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2% 몰입을 방해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저의 무의식이 안성기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꾸 "착한 사람"이라는 신호를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안성기가 버스 뒷자리에서 김밥을 먹는 장면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가 본 가장 슬픈 김밥 먹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아니, 김밥과 무관하게 그냥 슬픈 최고의 장면입니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별은 말이지,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거의 없어.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배우 안성기는 상대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는 연기를 했습니다. 혼자 빛나는 법이 없었죠. 오히려 자신의 빛을 가리고 상대를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모든 배우들에게는 그와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여기서 나열하지 않겠습니다. 그의 숨결이 깃든 방대한 영화들은 대한민국 영화 역사 그 자체입니다.


고 안성기란 사람의 개인사를 알지 못합니다. 그의 어두운 면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죠. 그는 스타로서 오랜 세월 지내면서 구설수에 오르내리지도 않았고, 기억나는 사건 사고도 없습니다. 연예인의 흠집 찾기에 혈안이 된 시대에 매우 이례적인 경우입니다. 저는 믿고 싶습니다. 그의 철저한 자기 관리가 아니라 진짜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2026년, 대한민국 영화 산업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수는 급감하고 있고 영화의 질적 수준도 예전만 못하죠. "안성기"라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거목이 사라졌음에 비통합니다. 그냥 배우가 아닌 "영화배우"라는 수식어를 달수 있는 영화인 "안성기"가 그립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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