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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은 Nov 27. 2020

소비자는 더더더 좁게, 경쟁사는 더더더 넓게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2가지

[소비자는 더더더 좁게, 경쟁사는 더더더 넓게]

- 초기 스타트업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2가지


지난 이틀간, 부산/창원에서 초기 스타트업 28개 대상 심사일정을 마쳤다.


다양한 산업, Stage, BM의 기업들이고 처음 본 기업들인지라, 5분 내외의 발표로 평가를 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사업들이 상당수이고, 창업자들도 역시 그 시간 안에 조리 있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냉정한 채점보다는 경영에 도움이 되시라고,

사실상 딱 아래 2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하고, 채점을 하고, 행사 후 이야기를 나누었다.


1) 더 좁게 : 소비자는 더더더 좁게 세분화하여 이해하기 (공급자 관점 벗어나기)

2) 더 넓게 : 경쟁시장은 더더더 넓게 바라보기 (우리 경쟁사는 그 경쟁사가 아니다)

*나도 딱히 하이레벨의 사업가나 인사이트 있는 사람은 아닌지라,

읽으시는 분들은 가벼운 생각거리로 넘기시면 좋다 :)



1) 더 좁게 : 소비자는 더더더 좁게 세분화하여 이해하기(공급자 관점 벗어나기)

- 초기기업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공급자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 창업자가 겪은 불편함, 불합리함, 필요성에서 시작된 창업이 여기 머무는 경우가 많다.

- 즉, '내가 만들 줄 아는 제품이 XX인데, 이걸 잘 만들면 YY층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시뮬레이션.


- 발표 후에 고객이 누구냐고 물으면 대충 '20~30대 여성, 초등 저학년' 같은 식으로 러프하게 페르소나를 제시하는데, 이런 경우 실제 고객을 한 번도 만나보지 않고 상상/추측했을 뿐일 가능성이 크다.

- 가급적 굉장히 좁게 페르소나를 선정해보고 (창원에 사는, XX초등학교 2학년, 엄빠는 맞벌이, 남동생이 있는) 가장 유사한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거나 관찰하면 어떨까?

- 또한 반대로 연구해보는 것도 좋다. '그럼 이러한 초등학교 저학년생은 어떤 게 불편하고 무엇이 있으면 본인이나 부모님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까?'


- 물론 운이 좋아서 내가 할 줄 아는 걸 론칭해봤는데, 그냥 빵 터지는 경우도 있다.

- 그런데 그다음은? 다음 제품/서비스도 그렇게 될까?


- 사실 내가 초기기업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확한 페르소나를  딱 찾으라는 것은 아니고, 

'소비자가 누구일지 추정하고 연구하고 찾아가서 만나고, 그들 입장에서 모든 걸 생각해보는 습관이다.'

- 이게 내가 생각하는 '공급자 관점 기업에서 소비자 관점 기업으로의 진화' :)


- 이번 2번의 행사 후 네트워킹 시간에서도 따로 찾아오셔서 고맙다고도 하시고, 더 많은 의견을 요청하신 것도 이러한 '디테일한 페르소나 연구, 소비자 관점으로의 전환'에 관한 것이었다.



2) 더 넓게 : 경쟁시장은 더더더 넓게 보고 바라보기 (우리 경쟁자는 그 경쟁사가 아니다)

- 초기기업에서는 시장 상황이나 경쟁사 분석을 이렇게 많이 제시한다.

- '타 디퓨저 정기구독 업체, 동일 장르 타 게임, 동일 연령층 대상 애니메이션, 타 유튜브 채널'

- 맞는 말이고, 짧은 발표에서는 그렇게 제시하는 것이 직관적이기도 하다.


- 그런데 진짜 그럴까?

- 내가 질의응답이나 네트워킹 시간에 제시하는 의문/관점은 아래와 같다.

- "디퓨저 정기구독 서비스의 경쟁사 범위가, 다른 디퓨저 배송이나 IoT 디퓨저 하드웨어 일까?"


- 소비자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 "내가 한 달에 취미나 정기구독으로 쓰는 돈이 얼마지? 10만 원은 넘으면 안 될 것 같은데.."

- 비용의 관점에서, 디퓨저 정기구독의 경쟁 서비스는 '샐러드 배송, 유료 콘텐츠, 유료 투자 앱, 넷플릭스'일 수도 있다.

- '향기나 소품 중 1등'이 아니라, 그 쟁쟁한 정기결제 서비스들보다 우선순위가 될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의미.


- "내가 하루에 핸드폰 쓰는 시간이 얼마나 되지? 줄여야 하나?"

- 시간의 관점에서, 수채화풍 인디게임의 경쟁 서비스는 'YouTube, 영어학습 앱, 오프라인 독서모임, 수면시간' 일수도 있다.

- '다른 Steam 내 게임 중 상위'가 아니라, 고객의 한정된 24시간을 사용하는 모든 활동들 중에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


- 이렇게 동종 업계, 산업, 제품군, 카테고리에서 시야를 넓혀서 고객을 이해하는 훈련도 역시, 정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서비스 개발이나 경영에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짧고 1회성 만남일 수밖에 없는 심사/평가 자리에서는 깊은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내게 꾸준히 자문/코칭을 받은 기업들은 매번, 매주 이런 관점의 질문을 내게서 접하고 이와 관련한 논의를 같이 한다.


사업의 정답을 찾는다기 보다는

빨리 달리다 보면 좁아지기 마련인 시야를,

의식적/주기적으로 넓혀보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호흡을 맞춘다


이를 테면,

'SOCAR가 앱 내에서 비대면으로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우리 회사는 모빌리티 기업이 아니니까 상관없다”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


설령 패션 테크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흐름은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람들이 부동산 다음으로 최고가인 물건인 자동차를 모바일로 예약하고 계약도 체결하고 결제도 하는 것'이 큰 흐름이나 습관이 되면, 우리 패션 서비스 고객들의 소비나 행동 패턴, 사고방식도 당연히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우리 충성고객은 우리 앱에서 옷을 사고, SOCAR에서 중고차를 사고, 틱톡 챌린지에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고객을 입체적으로 꾸준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

당장 다음 달에 우리 서비스가 구닥다리 UX에, 상품구색도 형편없다고 평가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1) 더 좁게 : 소비자는 더더더 좁게 세분화하여 이해하기 (공급자 관점 벗어나기)

2) 더 넓게 : 경쟁시장은 더더더 넓게 바라보기 (우리 경쟁사는 그 경쟁사가 아니다)


어떤 기업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어떤 기업에게는 큰 힌트를 줄 수도 있는 관점의 이동.


어쨌든, 시도해서 손해 볼 것은 딱히 없지 않을까? :)


#스타트업 #퍼포먼스코칭 #소비자 #경쟁자 #시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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