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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라의 Mar 12. 2023

온유 (샤이니) 정규앨범 리뷰

2023.03.06 발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음반 정보

발매형태 정규 음반

음반명 Circle - The 1st Album

아티스트 온유 (ONEW)

발매일자 2023.03.06



수록곡 정보

1 O (Circle) *title

2 환절기 (Cough)

3 우중산책 (Rain On Me)

4 Caramel (Feat. 기리보이)

5 Anywhere

6 Paradise

7 Expectations

8 No Parachute

9 기억을 걷다 (Walk With You)

10 보통의 밤 (Always)



Review

이 기품있는 아우라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신과 소속 그룹의 음악성을 모두 환기하는 것. 소속 그룹의 멤버마다 집요하게 ‘e’라임으로 끝내는 음반명. 그가 가요계에서 거쳐 온 어떤 시간성. 암묵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소속사가 겪고 있는 모종의 난항에서 시사되는 어떤 시의성. 자신의 캐릭터성. 이 모든 것을 종합한 모양새는 [O (Circle)]이라는 이정표로 잘 집대성되어 있다. [O (Circle)]는 무심한 아르페지오로 곡의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데, 이것이 후반부에서의 가스펠 향취의 코러스와 결합되면서 한 사람이 음악적으로 성장해 온 그간의 풍경을 조명해내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동종 업계에서 온유가 점하는 위치와 겪는 상황을 잘 알고 있을 법한 김이나의 가사는, 그의 평소 작사 시 볼 수 있는 특유의 화자 설정을 극도로 세밀하게 조절하여 지금 온유가 할 수 있는 발화를 구현해낸다. 최소한의 보편으로 최대한의 내밀함을 직조해내면서 또박또박 걷는 정직한 가사 속 언어들을 통해서 온유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정확한 온도로 짚어보는 것만 같다.

뒤이어 [환절기 (Cough)]와 [우중산책 (Rain On Me)]에서는 앞선 파노라마를 느린 바람으로 잠재우는 듯한 트랙이 연이어 이어지면서 일관성과 일상성을 구축해나간다. 트랙들이 다소 감상적으로 빠질 수 있는 지점이 느껴질 때마다 그것을 방지하는 것은 온유 특유의 정제된 보컬 톤이다. 어떠한 풍경을 기술하듯 부르고 있지만 과도한 감정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안정감을 발산한다. [Caramel (Feat. 기리보이)]에서부터는 가성의 활용이 점점 확장되기 시작하는데, 앨범의 중추에 있는 [Anywhere]에서 그로 볼 수 있는 매력이 극대화된다. 적절한 지점에서 분위기를 전환시킨 뒤에, [Paradise]로 산뜻하게 이어지는 연결감 역시 매끄러워 그 사이에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트랙이다. 앞선 트랙이 낭만적인 면모만 발휘하려던 찰나에, [Expectations], [No Parachute]에서 시선을 자기 자신으로 돌림으로써 적절한 완급이 다시 한번 조절되어진다. [기억을 걷다 (Walk With You)], [보통의 밤 (Always)]으로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온유가 건넬 수 있는 타인의 관한 안위를 통해 균형감까지 덧대어진다.

바이닐 모양으로 이 모든 트랙들을 감싸안은 감수성으로 온유는 보편적인 메시지들을 오롯한 자신의 특별한 목소리로 경유해낸다. 바이닐이 바퀴를 돌 때마다 경유하는 궤와 결처럼 매 바퀴 같은 운동성으로 맴돌면서도 점점 다른 면모를 선보이게 되는 것. 온유라는 아티스트를 정규 음반이라는 요소를 통해 탁월하게 정의해냈다고 볼 수 있겠다. 솔로 데뷔 음반에서의 아쉬움은 제거하고, 미니 2집에서 보았던 산뜻하고도 특별한 감각을 살려 그것을 모두 집대성해낸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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