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Day
이상하게 여행지와 뮌헨은 확실한 ON, OFF의 느낌이다. 오늘은 뮌헨에서의 OFF Day를 보내는 하루이다. 이제 정말 여행 계획을 마무리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결제부터 했다. 글을 쓰는 지금, 마지막 숙소만이 남았다. 2박을 1박 1박 나눠서 하고 싶은데, 동선이 복잡해져 언니한테 최종 컨펌을 받고 결제만 하면 정말 끝이다. (물론 취소 가능한 옵션들은 조금씩 더 찾아볼 예정이긴 하지만.) 26박 27일의 여행, 7개국, 12개 도시의 호텔과 이동 편을 알아보느라 거의 몇 주를 매달렸다. 혼자 가는 거면 별로네, 하고 끝날 일이지만 소중한 가족들과 가니 위치부터 룸 컨디션, 위생, 가격 등 고려해야 될 모든 것을 알아보느라 시간도 정신도 많이 쏟았다. 이제 마무리가 된다니 홀가분하다.
어제 에어비앤비 하나에 문제가 살짝 있어 얘기하느라 2시가 넘어 잠들었다. 그러고 10시 반에 일어났다. 일어나서 밀린 답장을 조금 하니 11시가 되어 씻고 빨래부터 하러 갔다. 빨래를 돌려놓고, 물병을 버리러 마트에 갔다가 귤이랑 방울토마토,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를 샀다.
마트에서 나왔더니 마라탕집이 보였다. 전부터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이 그날인 것 같아서 들어갔다. 여기도 셀프 형식이었는데, 한국이랑 똑같았다. 고기랑 배추, 청경채, 옥수수면, 새우, 그리고 정체를 모르겠는 면을 하나 넣었더니 11.8유로가 나왔다. 외식 한 번 하면 기본 20유로는 나오는데, 꽤나 가성비인 것 같다. 한 입 먹어보니 마라탕의 맛이 그대로 났다. 땅콩버터가 안 들어가는지 조금 덜 고소하고 감칠맛이 덜하지만 얼얼한 맛이었다. 마라탕을 좋아하는 나는 거의 4달만의 마라탕을 맛있게 먹었다.
빨래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정리하고 여행을 마저 알아봤다. 내일 스트라스부르에 갈 예정이라 가서 뭐 할지도 알아보고, 책도 읽고, 가족 여행도 알아보고 조금 놀다 보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저녁으로는 완벽한 자취 한 끼를 차려먹었다. 햄이랑 계란 후라이, 밥 그리고 된장국! 오랜만에 먹는 한식 백반이다. 맛은 보이는 그대로 맛있었다. 또 한 번 배부르게 먹고 샤워도 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이제 친구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 준비를 할 것 같다. 내가 다음 발제자라서, 질문도 생각하고 같이 읽으면 좋을만한 자료들도 조금 찾아보려고 한다. 언제나 가장 힘든 건 두뇌활동인 것 같다. 벌써부터 살짝 귀찮지만 오늘 끝내고 자고 싶다. 내일은 새벽부터 일어나 나가야 되기 때문에, 11시쯤 잠에 들려는 노력을 시작할 것이다. 조금 뒤의 내가 무사히 잠에 들고, 내일 새벽의 내가 무사히 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