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의 시작
오늘부터는 가족여행이 시작된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기로 했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짐을 마저 챙기고 쓰레기도 버리고 열쇠도 집주인에게 돌려주고 공항으로 향했다. 새벽에 Uban에서 Sban으로 갈아탔는데 밖에서 20분이나 기다려서 정말 추웠지만 졸려서 춥다는 생각도 흐릿해졌다. 7시 반에 무사히 공항으로 도착해 수속도 하고 보안 검사도 마쳤다. 안으로 들어가 독일에서의 마지막 끼니로 버터프레첼을 먹었다. 평소에 먹던 버터프레첼보다 바삭한 식감이 강했는데 맛있었다. 호다닥 먹고는 게이트 근처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그러다 보딩 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가 출발하기도 전에 잠에 들어서 중간에 한 번 빼고는 내내 잠에 들었다. 그렇게 자다가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짐을 찾았는데 에어비앤비가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해서 공항 안 카페에서 잠깐 기다렸다. 초코 무스 케이크와 커피를 주문했는데, 공항 안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물가가 비쌌다. 공항 안에서 계속 짐을 조심하라고 안내방송을 해서 긴장 반 졸림 반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1시간 반정도 기다리다가 공항버스를 타고 에어비앤비로 향했다. 대문 앞에서 잠시 기다리니 주인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들어가는 방법과 내부, 그리고 이런저런 사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도시세도 내고 주인 분은 떠나셨다. 짐을 너무 많이 챙기고 와서 지친 나머지 잠깐 쉬었다. 거실도 크고 침실도 2개에 침대 3개 주방과 다이닝룸까지 첫 숙소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쉬다가 가족들이 오기까지 시간이 남아서 시내 구경을 나섰다. 그 유명한 스페인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가족들이 오면 같이 먹고 처음의 감동을 느끼고 싶어서 가족들은 좋아하지 않는 츄러스만 먹으러 갔다. 가고 싶었던 츄러스 집은 신년 휴가라서 어쩔 수 없이 가장 유명한 집으로 갔다. 배도 고프고 당도 떨어졌는데 츄러스에 핫초코를 먹으니 기력이 충전되었다. 츄러스 자체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갓 나온 따끈한 츄러스가 아니라서 조금 실망했다. 초코소스는 한국과 달라서 맛있었다. 한국은 누텔라 같이 보편적인 맛이라면 여기의 초코소스는 생각보다 그렇게 달지 않고 진하고 꾸덕했다.
그렇게 츄러스를 먹고 여기저기 걸어 다녔다. 스페인은 유럽과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나무에 잎이 남아있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건물들도 가우디의 나라라서 그런지 예술적이었다. 다른 유럽 도시들과 달리 antique 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분위기가 색달랐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분위기에서 활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최애 도시 중 하나로 등극할 것만 같다.
그러고는 가족들이랑 먹을 과일과 물을 사러 마트로 향했다. 나는 배가 고파서 고기를 사서 에어비앤비에서 구우려고 그랬는데, 비행기에서 내린 가족들이 배부르다고 그래서 과일이랑 물만 샀다. 과일은 청포도랑 사과, 귤 그리고 흑토마토를 조금 샀다. 물도 여유롭게 사서 귀가했다.
요즘 갑자기 풍향고에 빠져서 풍향고와 함께 글을 조금 쓰고 있다. 이제 5분 뒷면 가족들이 도착해서 데리러 1층으로 내려가려고 한다. 가족 여행의 시작, 기대된다.
가족들을 만나 짐을 풀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는데도 어색함이나 낯섦 없이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난 것 같았다. 그렇게 집에 잠깐 쉬다가 저녁으로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었다. 사놓은 과일도 맛있게 먹었다. 나는 가족들이 피곤할 것 같아서 집에서 쉴 줄 알았으나 이대로 자기는 아쉬운지 나가자고 해서 산책을 나섰다.
고딕 지구 근처에 광장들과 음악당 그리고 성당을 쭉 돌아봤다. 전에 스페인에 와서 투어를 들은 적이 있는 언니가 이것저것 설명해 줬다. 밤에 본 바르셀로나는 오후에 본 바르셀로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골목마다 버스킹을 하고 있었는데 색소폰, 노래, 기타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고 있었다. 스페인의 예술적인 도시 경관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걸어 다니다가 가볍게 술 한잔을 하자고 해서 사람이 많아 보이는 가게로 들어갔다. 스페인식 에피타이저 같은 핀초라는 음식이 있었다. 바게트 위에 다양한 재료가 올라가 있는 형태로 전에 베네치아에서 먹은 음식과 비슷했다. 아보카도부터 연어, 치킨, 게살, 생선구이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접시를 들고 골라오는 형태였다. 신기하게도 회전초밥처럼 꼬치의 모양을 보고 나중에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Cava라는 스페인식 스파클링 와인이 들어간 샹그리아와 맥주 한 잔, 아보카도 핀초, 아보카도+연어 핀초 그리고 대구 구이가 올라간 핀초를 담았다. 샹그리아는 달달하고 오렌지의 향과 맛이 진하게 났다. 그리고 원래 알던 샹그리아와 다르게 탄산감이 느껴졌다. 핀초는 예상 가능한 맛이었지만 대구 핀초는 정말 맛있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짭조름해서 안주로도 잘 어울렸다. 그렇게 짧은 술자리를 가지고 다시 집으로 걸어왔다. 돌아와서는 다들 피곤했는지 씻고 바로 잠에 들었다. 나도 최근에 잠을 잘 못 자서 일찍 잠에 들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