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사건이 내게 남긴 것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는 아랫층에 사는 크리스티나와 그다지 왕래가 없었고,
그동안 일본계 혼혈인 미국인이라것도 2년이 넘도록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태어나서 일본, 아니 아시아권에는 전혀 살다온 경험이 없으니 그냥 미국인입니다.)
꼭 그 사실 때문에 저희 집 문 앞에 편지를 남긴게 아니더라도
증오와 이기심이 넘쳐나는 경험해본 적 없는 팬데믹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저런 친절을 먼저 베풀어준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한창있었을 때에도 뉴스 덧글란에서 심심치 않게 흑인보다 멸시받는 것은
오히려 우리 아시안이라며 그들이 당해도 싸다는 듯이 남의 일 보듯 덧글을 남기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이건 누가 더 많이 멸시를 받느냐 차별을 받느냐 대결하는 경쟁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무섭고 화가 나는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더러운 김치와 대파를 만들고,
어딜가도 시끄럽게 이야기하고, 환경오염이라는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만 같았던 중국사람들이 미웠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 사람들이, 그냥 그들의 출신지가 그곳이라는 것 때문에요.
생각해보면 지난해부터 일어나는 모든 갈등과 모든 일들이 다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모든 흑인들이 피해의식 넘쳐나는 그런 사람들뿐일까요?
모든 중국인들이 중화사상에 취해있는 그런 사람들뿐일까요?
모든 백인들이 백인우월주의에 취해있는 그런 사람들뿐일까요?
요즘 날이 갈수록 저는 무분별한 일반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오랜만에 느꼈던 이 작은 이벤트가 참 고마웠어요.
슬프고 충격적인 일들이 자꾸만 벌어지지만,
그래도 더 나은 내일이 올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지혜가 있는 삶이 인간의 삶이니까요.
...너무 이상주의자인가요...?
빠른 업로드와 움직이는 영상툰은
인스타그램 @hannah_hyang에서 만나주세요 :) ⬇
https://www.instagram.com/hannah_h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