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시즌 2 시작] 벤처를 기억하시나요?

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시즌 2)

by Kay

근 1년 만에 (비록 파트타임이지만) 다시 직장인이 된 시점에서, 시계를 잠시 대학시절로 돌려보겠습니다. 학사경고와 주지육림(?)에 빠져 살다가 군대를 가게 된 저는 몸과 마음이 리셋되어 다시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학습능력과 지식은 고등학교 졸업시기보다 더 퇴보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새내기의 낭만, 대학생활의 추억 같은 것은 이미 저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였습니다. 몇 년 만에 돌아온 학교에는 복학생이 마음 편히 갈 장소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의 발걸음은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도서관에 가보니 입학 동기들도 제대를 하고 모두 모여있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새내기 시절을 즐겼고, 이제는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동참했고, 졸업 때까지 일명 ‘복협(복학생 협의회)’을 구성하고 서로 도우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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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투(Two)고(두 번의 학사경고)의 전력이 있는 저는 졸업학기까지 학점을 꾹꾹 눌러 담아 수강해야만 다른 동기들과 같이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저는 총 8학기 중에서 학사경고를 받은 두 학기를 제외하고 남은 여섯 학기 동안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계절학기를 별도로 듣지 않고 말이지요. 당시 학칙은 일정 평점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다음 학기에 3학점을 초과 수강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제도 덕분에 저는 8학기에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복학 1년 차에는 그저 공부만 했습니다. 어차피 집에 있어도 눈치가 보여서 주말이나 명절에도 학교 도서관에 나왔습니다. 나와보면 저와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 본인이 좋아하는 좌석에 앉아 있었기에 서로 아는 척은 안 했지만, 자리에 없으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있으니 이제는 살아가야 할 길을 정해야만 했습니다. 이미 갈 길을 정한 동기들은 유학, 고시, 대학원, 각종 자격증 등 각자의 방향에 맞추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대다수의 동기들과 비슷하게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충실히 학점과 토익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의 ‘또 다른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하면서도 저는 주변에 뭔가 새로운 것이 없을까 하고 탐색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눈에 확 뜨이는 공고를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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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는 순간 뭐라 말할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두근거림은 20년이 지난 후 저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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