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복학생이 동아리에 가입신청서를 보낸 것에 그 동아리도 당황을 한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전공, 학년 불문이라지만 공대 위주의 구성원이 대다수인 벤처동아리에, 문과생이 심지어 복학생이 지원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것 같았습니다. 다만 당시 동아리 홈페이지의 웹마스터였던 친구 역시 당시에는 아주 특이하게 복학생 & 문과생이면서 개발을 공부하였는지라 저에 대해서 매우 호의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친구와는 친한 선후배로 지내고 있습니다. 유능한 IT개발자로 일하고 있지요.)
저에 대해서 반신반의하는 면접을 통과하고 저는 벤처동아리의 신입부원이 되었습니다. 신입부원이지만 회장과 학번이 같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학교 학생들이기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젊음과 미래
(Youth & Future)
제가 가입했던 벤처동아리의 이름이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나름 교내 산학협력단의 지원도 받는 유망(?)한 동아리였습니다. 학생회관 구석의 열악한 방이 근거지였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훌륭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폐허 같은 공간이었지만 최신 컴퓨터들이 있었고, 홈페이지가 흔하지 않던 시절임에도 젊음과 미래는 교내 서버에 동아리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최신 기술인 Flash를 이용해서 매우 역동적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웹마스터 친구가 직접 구축한 성과물이었습니다.
저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틈틈이 동아리방으로 가서 다른 부원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구경을 하기도 했고, 특히 이미 창업을 하고 투자까지 받은 선배님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컴퓨터라곤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는 전혀 모르던 저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IT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이때의 배움이 지금까지 IT, 특히 AI에 대한 끊임없는 학습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가 주변에 PC방이 생기기 시작하던 시기였지만, 저는 게임보다 동아리의 공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IT 근육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문과출신에 복학생인 저에게 반신반의의 시선을 보내던 동아리 부원들도 어느덧 저를 인정해 주었고, 저는 1년 뒤 벤처동아리 젊음과 미래의 회장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