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사랑이 낡고 지쳐 변하는 것인 줄만 알았다.
혹은 그러할지도 모른다.
사랑은 지극한 원이며, 이데아다.
진리이며, 궁극의 절대 선이다.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변하는 것이다.
나는 자신을 온전히 태워 빛을 발하는
초의 숭고한 상징성만 생각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소리 없이
자기의 전부를 태워 빛을 주고 있는
산소의 희생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내가 행복한 길은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내 사람과 내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단지 그 자체로의 의미다.
행복은 내 것이고, 그 안에는 나 아닌 누구도
행복이란 글자를 새겨 넣을 수 없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난 이제껏 행복의 또 다른
이기적인 면만을 바라봤던 것 같다.
지쳤지만, 조용히 웃고 싶다.
하나 하나 내 자신이 깨어지는 걸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