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업은 렌탈사업부 OO장이고(대표이사가 따로 있지만 동업식 파트너 관계라 지분율도 일부 있는데 신생법인이다.)
2. 광고 회사에서 연락이 오면 오전에 초중고 정문 앞에서 판촉물을 나눠준다. (방학을 제하고 한번 할 때 1주일에서 10일 정도 하는데 딱 50분 나눠주고 평균 2.5만 원의 페이를 받는다. 지인이 도와 달라고 해서 하는 일이지만 나름 보람차다. "안녕! 푸바오 부채야. ㅎㅎ 오늘도 파이팅 하자. ^^"하며 판촉물을 건네주면 "와! 푸바오다." 하며 화답을 하니 보람차지 않을 수 없다.
3. 밤에는 대리운전을 한다.(주 3~4회 정도 하는 나름 부가적인 수입원인데 4년 차 이기도 해서 놓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본업의 명함을 건넴으로 영업의 목적도 있다)
4.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오면 용병처럼 일하고 페이를 받기도 한다.(고급 인력에 해당이 되니 짧은 시간 일하고도 시간당 페이가 나쁘지 않다.)
얼마 전 모 케이블 TV 재방송 프로그램에서 10년 넘게 어느 신용카드 영업직으로 근무한 가장이 퇴사 후 새로운 인생을 마주하게 된 내용을 접했다. 결혼한 지 오래된 것 같지 않았고 나와 같은 영업직 종사자로서 마음이 아팠다. 아내와 어린 자녀도 카메라 앵글에 잡히니 나의 과거가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말이다.
만약 이분이 N잡러였으면 어땠을까? 영업직은 다른 것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나 역시 그런 말을 많이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지만, 유부남에게는 예외도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왜냐면 나 역시 지난 15년 동안 영업을 해 왔지만 지금이 가장 마음이 덜 불안하기 때문이다.
<가장 외로운 선택>의 저자 김현수 정신과 전문의가 강연으로 나온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를 우연히 시청하게 되면서 이 글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시청 내용 중 20대 사망원인 2700명 중 54%가 고의적 자해를 했으며 청소년 및 청년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라고 했다.
통계청 2020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10~39세는 자살이고, 40~80세는 암이라고 한다. 경찰청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9년 자살 동기’ 중 남자 기준 10~30세는 정신적 어려움이고, 31~61세는 경제적 어려움, 61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 순이었다.
내가 유부남으로서 가장 불안했던 시기가 30대 중후반 때라고 본다. 인생에 있어 가장 똘똘한 시기인데 준비된 거 없이 40대를 맞이하려니 정말 초조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이때는 경제적인 이유로 부부싸움도 가장 많이 했을 때인데 남자로서 죽고 싶은 마음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내가 나에게 뭐 그리 대단한 말로 공격하거나 그런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자격지심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지지리 궁상이라고 몇몇 여성들이 표현하겠지만 그만큼 가장들 어깨의 무게가 무겁다는 것으로 알아주면 감사하겠다.
주변에 적지 않게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삐끗한 경우를 많이 봤다. 아마도 본인의 인생 속도가 더딘 것 같다고 느낀 것인지, 지름길로 착각을 한 것인지, 한방을 노리는 것인지는 몰라도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직접 겪어보지 않았고 그 늪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가늠도 못 하겠고 감히 표현할 방법도 없다. 다만 자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써 인정은 한다. 그 와중에 극한선택을 한 사람은 본인의 삶이 더 이상 회복 불가능으로 여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필자는 돈과 경제에 눈을 뜨고 난 뒤 다양한 수입원을 만들고 나서 인생에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현재는 대부분이 노동수입이지만 돈 공부도 착실히 하다 보니 ‘N잡’의 경험이 자산수입 즉 부의 차선으로 진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정을 꾸린 지 20년이 넘은 지금이 가장 행복지수가 높을뿐만 아니라 불안감도 가장 적다고 자부한다. 삶이 불안한 당신, N잡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