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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완성 자서전 Dec 15. 2020

완벽을 꿈꾸던 불완전한 나, 이젠 안녕!

완벽 강박에서 벗어나기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돼."

어릴 적 엄마가 나에게 자주 하셨던 말이다. 나의 딸과 아들이 누구보다 빛나기를 원하는 게 부모의 당연한 마음일 텐데 오죽하면 열심히 하지 말라는 말을 하셨을까.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나이부터 나는 늘 '잘하고 싶어 하는' 아이였다. 그리고 나의 하루하루가 완벽하기를 원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매일 일어나는 내 기준의 '실패' 하나하나가 내 머리와 마음속에 박히곤 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도 그런 성향에는 변함이 없었고 내가 가진 것과는 관계없이 회사에서도 '잘하고 싶어'하는,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만 했던 나였다.

이런 나의 노력은 결과적으로는 좋은 성과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그런 나의 과거가 자랑스러운가에는 약간의 후회와 의문이 남는다. 그래서 그 어딘가에서 완벽해지고 싶어 하며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나의 반성문을 공유하고자 한다.



몇 년 전 회의시간, 팀 내 중요 프로젝트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였다. 직장 내 연차가 쌓여갈수록 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지만 마음만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회의가 잡힌 후부터 미리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짬짬이 시간을 내어 고민을 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는 찾지 못한 채 회의에 들어갔다.

주제가 까다로워서일까 다들 그렇다 할 묘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던 그때, 회의에 들어와 이제 막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 같은 한 선배가 멋진 의견을 내놓는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자괴감에 빠진다..."그렇게 고민해도 다 소용없네. 내가 그렇지 뭐." 그러고는 회의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회의 전 내가 쓴 시간들, 회의 중 내가 한 말들을 복기하며 후회를 하기 시작한다.


부끄럽지만 이건 어떤 일을 하든, 같이 일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관계없이 언제나 완벽하게 그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어 했던 어리석은 나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일화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렇듯 의미 없는 속앓이로 힘들었던 부끄러운 시간들을 통해 완벽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 두 가지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행복 비결 #1 : 비교할 대상은 네가 아닌 나


언젠가 이런 말을 본 적이 있다.

"Don't compare your first chapter to someone else's chapter 20."

대략 의역하면 "당신의 시작과 다른 이의 마지막을 비교하지 말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다 알 수 없듯 나도 그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리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실패를 해왔는지, 그동안 어떤 경험들을 통해 지금의 그 사람으로 성장해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순간 내 주관적인 눈을 통해 보이는 성과 차이만을 두고, "난 모자란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건 나 자신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즉, 다른 이의 우수함이나 성공이 오랜 시간 쌓아온 노력의 결과물일 수 있고, 나의 노력은 그에 못 미치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으니 현재 나의 약간의 모자람을 실패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더욱이 매 순간 타인과 나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여 내가 상대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평가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니, 애초부터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나의 하루를 불필요한 실패로 이끌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진부하지만 (비교를 하려거든) 그나마 내가 잘 알고 있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며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게 아닐까.


행복 비결 #2 : 강점에 집중하라


"난 왜 못하는 게 이렇게 많지? 난 왜 안 되지?" 하며 괴로워하고 있는 당신도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왜 모든 면에서 뛰어난 완벽한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불가능하면서도 비효율인지에 대해 잘 설명해주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파레토 법칙'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 속 20%의 요인만이 전체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의 80%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내용인데, 예를 들면 한 회사의 직원 100명 중 일 잘하는 20명이 회사 전체 성과의 80%를 좌지우지한다는 뜻. 개념을 좁혀 생각해보면 나의 인생도 내가 가진 그 어떤 20%에 의해 대부분 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전 분야에서 골고루 평균 이상을 하는 '팔방미인형' 리더와, 특정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전문가형' 리더를 만나게 된다. 물론 두 유형 모두 회사에 필요한 인재들임에는 틀림없지만 조직 내 위치가 높아질수록 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전문가'가 된 리더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두가 원할 것 같은 팔방미인들은 또 다른 팔방미인으로 대체되기 쉬운 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먼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려고 한다. 그 후 나의 강점에 집중하여 그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혹은 나의 강점을 더 강한 강점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예정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하기 힘든 것들에 힘을 빼며 완벽한 내가 되고자 하는 불가능에 도전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의미 있는 노력을 해보자. 나의 강점이 나에게 어떤 기회들을 가져다줄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The key to happiness is letting go of the idea of perfection.

(행복의 비결은 완벽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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