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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utiPo Mar 05. 2017

[Part1] 취업 성공, 대기업에 합격했다

[Part 1 : 낙관적 운명론자, 취업준비생의 일기]

2013.12.24(화) / 회사를 떠나기 1123일 전.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준비 전에는 특별히 싫어한 적도, 선망한 적도 없었지만 합격하고서 보니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는 않을 만한 그냥 평범한 대기업이었다.





합격 발표가 나던 날, 나는 버스 안이었다. A 회사의 면접을 마치고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가던 길에 버스에서 B회사의 합격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C회사에서도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B회사는 규모가 매우 큰 대기업이었지만, 근무 강도가 강하다는 평이 있었다. C회사는 규모가 B보다는 조금 작았지만 충분히 이름있는 곳이었다. 공무원처럼 안정적이고 변화가 적은 조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전투적으로 일해서 누구보다 멋진 인생의 2막을 열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힘들어 보이지만 성장가능성이 더 많아보이는 B회사에 입사하기로 결심했다.


C회사에서는 감사하게도 나를 따로 불러내어 입사를 설득하기도 했다. '좋은 기업이 좋은 직장은 아니다', 'B회사는 너무 힘들어서 너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고, 정중하게 거절하고 돌아섰다.




미스코리아(?)라도 된 양 SNS에 긴 합격 소식을 남겼다. 무엇무엇에 도움을 주신 누구누구에게 감사한다는 긴 내용의 글이었다. 대단한 것처럼 자랑하는 것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좋은 소식을 내가 먼저 알리고 싶었다. 나를 아껴주는 지인들도, 혹시나 내가 취업에 실패했을까봐 함부로 소식을 묻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런 글을 올리는 것은 민망했지만, 그 내용만큼은 진심이었다. 어쨋든 나는 이 길고 지루한 취업 준비 생활에서 탈출한 것이 행복했다. 어떤 회사여도 어차피 힘든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고, 부끄럽지 않은 회사에 입사해서 고정된 월급을 번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인생이리라.




길고 지루했던 터널 속 어둠의 시간을 빠져나온 기쁨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기쁨을 공유하고 싶기도 했고, 아직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이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취업준비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학교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취업 후기를 남겼다.



(아래 내용은 제가 작성한 취업후기의 간단한 요약입니다)


1. 면접에서의 기본 태도는 '간절하지만 쿨하게.'
  - "보세요, 저에겐 이렇게 매력이 많답니다. 그걸 당신이 알아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신이 싫다면 매달리지 않을 거에요." 라는 태도로 담담하고 당당하게 면접에 임할 것.
2. 기업에 대한 사전지식 조사
  - 사전지식은 인성면접, 직무면접 모두에 유용하게 쓰임. 특히 보수적인 회사에서 자신의 진취적인 장점을 강조한다던가, 꼼꼼한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에서 자신의 단점으로 '덜렁거리는 성격' 등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
3. 고정관념 깨기
  - 이름있는 대학에 다니는 것은 보통 플러스 요인이나, 자칫 '공부만 잘하고 잘난척하고 사회성 부족한 사람'이라는 편견에 부딪힐 수 있음. 따라서 '똑똑해서 시키는 일 척척 해내지만, 겸손하고 밝은 성격'임을 강조할 것.
4. 면접관들을 편하게 대할 것.
  -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하지만, 지나치게 매뉴얼에 의존해서 부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 하루종일 비슷한 지원자들에 지쳐있는 면접관들을 편안하게 해드릴 것. 많이 웃고 농담도 적당히 섞어가며 이야기할 것.
5. 진솔한 태도와 적당한 포장.
  - 거짓말은 금방 탄로나므로 절대 금지. 단, 지나치게 솔직할 필요도 없음. 단점에 대해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되 잘 포장해서 이야기할 것.






취준생부터 퇴사 이후 새출발까지, <나의 똥같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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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0 : D-Day, 회사를 나서다 (☞ 첫 글 보기)
Part 1 : 취업 준비  (☞ 첫 글 보기)
Part 2 : 직장 생활  (☞ 첫 글 보기)
Part 3 : 퇴사 이후  (☞ 첫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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