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 별로였던 선배 담임교사들이 진정으로 이해될 때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 정현종 作 <방문객 中>
담임 교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담임제는 참 독특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담임이 해야할 일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있는 바가 없다.
아이들 출결 체크를 예를 들어 보자.
- 지각한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출석 체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교사부터 시작해서 지각한 아이들을 따끔하게 혼내고 어떻게 해서든 늦지 않도록 아침에 모닝콜까지 해주는 교사까지 아주 다양하다. 어떤 모습이 맞을까? 정답은 없다. 개인의 교육 철학이라는 명목 하에 있는 방임과 무책임도,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진심도 학교에서는 모두 공존한다.
- 투철한 사명감을 가질 경우,
“옆 반 선생님은 지각해도 봐주시던데 왜 저희 반만 이렇게 강하게 잡으시나요?,”
“보통 엄마가 전화하면 좀 봐주던데^^ 선생님은 아니신가봐요ㅎ?” 등 기가 막히는 민원도 덤으로 따라온다. 이렇다보니 첫 해 때 열정이 가득했던 교사들 모두 하나 둘씩 지쳐가고 그저 욕 안먹을 정도로 최소한만 하기, 내 마음 다치지 않기, 번아웃만 일단 피해보기 전략을 취하기 일쑤다.
1부터 100까지 담임의 재량대로 할 수 있는 교실에서 내 노력이 1만 들어가는 것이 상처를 최대한 받지 않는 지름길이기에.
가장 무서워지는건 이런거다. 학교 첫 해 때에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던 소위 선배 ‘한량’ 교사들이 너무나 잘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절대로 저렇게 늙지 말아야지했는데, ‘아, 그저 저 나이까지 저렇게 버틴 것도 대단한거구나’라는 수긍이 될 때 나도 저렇게 될까봐 참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