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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초상화

by 박미라

하늘이 구름 없이 맑네요.

엄마 얼굴이 하늘을 꽉 채우며 웃고 있어요.

"나는 잘 있으니 슬퍼 말아라"하시는 것 같아요.

내가 엄마께 웃어 보라고 하면

"웃기지도 않는데 쓸데없이 웃냐?"라고 하셨지요.

애써 웃어 보이는 엄마 얼굴은 참으로 가슴 뭉클했어요.

근육이 자유자재 움직이지 못해

웃는 얼굴을 어색하게 표현했어요.

웃는 모습조차 나는 돌아서서 눈물 닦아야 했지요.


지난 10여 년, 엄마와 나는

우주에 둘도 없는 모녀로 지냈어요.

치매와의 치열한 전투,

요양원 입소의 가슴 아픈 이별,

재회 - 귀가 후 사랑의 일상



이 세상에서 나에게

엄마만큼 예뻐 보이는 대상이 또 있을까요?

그런 선물 다시 받을 수 있을까요?

엄마를 마음껏 예뻐할 수 있었던

은혜로운 10년, 정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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