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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꽃

by 박미라

가슴속 뜨락에 피어있는

오래오래 가꾸고 싶었고

끝내 시들게 하고 싶지 않았던

한 송이 꽃이었습니다.


결코 놓을 수 없었던 옷자락

힘 빠진 나의 팔은 버티지 못했고

4월 마지막 날,

햇빛 향기로운 계절

다시 돌아오지 못할 먼 곳으로

마침내 가셨습니다.


제 자리를 이탈한 동공

동그랗게 벌어진 입

뚱뚱 부은 손과 발

피멍이 든 팔, 다리

차디찬 얼굴과 몸

꽃의 마지막 형상이었습니다.


거친 바다, 항해의 등대였고

어두운 마음속 촛불이었으며

외로운 삶,

의지의 지팡이였고

세상을 향해 걸음 하는

안전한 신발이었습니다.


아! 사랑스럽고 어여쁜 그대.

다시는 잡아볼 수 없는 고운 손.

들을 수 없는 목소리... 눈물, 눈물...

형체는 사라졌으나

기억 속에 영원히 피어있을 不死의 꽃

그 이름 거룩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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