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동부) 여행이라는 큰 숙제를 무사히 해결하고 돌아왔다. 기적 같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며칠이 지나도 꿈만 같다. 신체가 나무토막처럼 뻣뻣하고, 공기압 빠진 고무풍선 마냥 힘 빠지면서 기대감에 들떠야 할 여행이 공포가 되어 망설이고 망설였다. 하지만 일행구성이 내가 빠지고서는 출발하기 어려운 조합이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가기로 결단을 내렸고, 돌아온 지금은 그 어떤 여행보다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었다. 친구들을 비롯해 여행사 가이드까지 신경 쓰고 도와주었다. 보이지 않는 어떤 기운이 나를 돕고 있는 듯 느껴졌으며 친구들과의 하루하루는 즐겁기만 했다. 그 와중에도 '여행은 역시 좋구나.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로 인해 친구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
걷는 것도 수월하지 못했지만 특히 계단이 문제였다. 난간을 잡지 않고서는 오르기도 내려오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게다가 여행버스를 타고 내릴 때는 더 많은 힘이 필요하여 손잡이를 놓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어서 특별히 더 조심해야 했다. 혹시라도 넘어질까 염려하여 친구들과 가이드가 항상 내 뒤에서 대기해 주었다. 그렇게 조심하고 조심했음에도 결국 한 번 문제가 발생했다. 버스에서 내려오다가 손잡이를 놓쳐버렸다. 아! 이 일을 어쩌나? 완전히 뒤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치면? 소문으로도 끔찍한 미국병원. 의료비. 게다가 모레가 출국인데 그건 가능한가?' 찰나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근육들이 동시에 놀라 따끔따끔 통증까지 감지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나를 잡아주는 손이 있었다. 가이드였다. 아찔한 장면이었다. 상상만으로도 참혹한 아수라를 모면하고 내가 살아나는 천운의 순간이었다. 아! 감사, 천 번의 감사!!
키가 훤칠하고 잘 생긴 젊은 가이드는 언제나 친절하고 웃는 얼굴로 나이 든 여행객들을 편하게 해 주었다. 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졸음운전을 염려, 식사도 거르는 성의를 보고 부모 같은 나이의 일행들은 안타까워했다. 팀마다 일일이 사진도 찍어 주고, 아침, 저녁 케리어를 실어주고, 운전하면서 여행지 설명도 하고... 쉽지 않은 직업이구나, 다시 한번 생각했다.
항상 건강하고 승승장구하시길!!
심리적, 신체적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 포기하지 않고 다녀온 여행... 너무 해학적인 친구들과 동행하였기에 1년 웃음을 열흘간 모두 쏟아내고 온 행복한 여정이었다. 돌아와 보니 내가 어떻게 그 여행을 소화해 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내 팔은 근육이 경직되어 있고, 다리는 떠듬떠듬 걷고 있는데... 하지만 매 순간 터졌던 폭발적 웃음이 내게 특효약이 되어준 것은 확실하다. '웃음이 보약'이라는 말은 이 여행을 통해 입증되었다. 왜냐하면 여행 후, 내 컨디션은 뚜렷하게 좋아졌으니까... 많이 걷고, 많이 웃었던 열흘이 병원의 물리치료보다 효과 있었던 것이다.
열흘동안 폭풍 웃음 준 향, 가는 곳마다 추억의 작품 사진 제공한 남, 인천공항 도착할 때까지 지치지도 않고 내 케리어 밀어주던 숙, 세 친구의 그 배려를 잊을 수는 없을 거야...
친구들 고마워~ 나, 때문에 고생도 많았을 텐데, 담에 또 가자며 기뻐하던 모습 눈에 가득해.. 모두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