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 하고싶어 코칭을 요청하는 분들에게 여쭤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영어를 왜 잘 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에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하고싶은 말’을 한국어처럼 잘 하고 싶어서 라고 합니다. 그럼 저는 다시 묻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길 원하시나요? 그 변화는 여러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영어가 그 변화에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영어를 잘 한다는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특히 요즘은 번역기의 수준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심지어는 이어폰만 착용해도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번역해줄 수 있는 기술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영어학습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여 잘 하고 싶으신가요?
저 또한 제가 하고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게 답답하다는 이유로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러한 저의 생각이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며 조금씩 변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할 기회들이 많았고, 그때마다 차별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그리고 공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경험들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내가 하고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경험하는 답답한 상황은 일상에서나, 업무에서나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파악하려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만 연습해서 하여 일어났던 부정적인 상황들이 더 빈번했습니다.
과테말라에 있는 아동보호센터 천사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고, 평소에 아이들과 잘 어울려왔기에 과테말라에서도 아이들과 지내는 데에 언어를 몰라도 큰 어려움이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휴대폰에 있는 번역기능을 사용하면서 아이들과 필요한 말들을 잘 해왔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언어를 못하니, 언어를 못 알아들으니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 번역기라는 기계가 있으니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서로가 못 알아들을 걸 알기에 겉핡기 식의 말만 하게되는 순간들이 쌓여만 갔습니다. 과테말라를 다녀온 후 지금까지 내가 해온 영어공부가 이기적이었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영어, 또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 역시 진정한 공감을 받기위해서, 그리고 진정한 공감을 하기 위해서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공감을 받고, 공감을 하기위한 영어공부는 그럼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무엇보다 제대로 듣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 말을 잘 하는 것 물론 중요합니다. 그 또한 제대로 공감을 받기 위함이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는 것, 듣고싶은 말, 들어야 할 말이 무엇인지 알고싶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어로도 공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합니다. 잘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감받기 위해서 잘 말해야 합니다. 잘 써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영어공부를 합니다. 공감을 위해 영어를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조금은 더 구체적인 영어학습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의 격차도 크지만 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더욱 크다.”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인공지능기술이 발달되어도 앞으로의 세상은 연결된 사람과 연결되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겠죠. 연결의 시작은 언어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와 연결되어 공감하고, 공감받고 싶으신가요? 영어를 잘 해야하는 나만의 진짜 이유, 공감에서 출발해보는 건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