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잊지 못할 순간들

내조의 여왕

by 희재

오늘의 글감입니다. 숨 멎도록 충만했던 그 순간 인생이란 당신이 숨 쉬어온 그 모든 날들이 아니라,

당신의 숨이 멎을 것 같았던 바로 그 순간들의 합이다.(미스터 히치)

올해 숨이 멎을 것 같았던 충만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_올해의 희재네 베스트 씬 어워즈_

25110150.jpg 매년 결혼기념일 셀프사진 찍는 우리가족 ❤️

1. 신랑 승진 확정된 날.

2. 둘째 자전거 스스로 탄날.

3. 첫째 발명대회 수상.

4. 온 가족 싱가포르 여행.


매 연말엔 TV에서는 올해의 프로그램상이든, 연예대상이든, 영화상이등 수상한다.

거기에서 영감을 얻어 나만의 우리 집 베스트 씬 어워즈를 정해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흥미는 덜 할 수 있지만

2025년을 나만의 어워즈로 기록해보려 한다.


1. 신랑 승진 한날.

울 신랑이 이직을 한 지 3년 차 되는 해

같은 직종에 13년 이상 근무하고

새로 옮긴 직장에서도 3년 차이다.

비슷한 업무로 이직을 했지만

처음 근무해 보는 외국계회사라

인사 고가가 굉장히 다방면으로 평가된다.

올해 사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인사 조정 이슈로 급하게 승진 PPT발표를 준비하게 된 신랑.

사실 앞에 나가 발표하는 걸 썩 즐기지 않는 신랑에게

복병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어떡하겠는가?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기꺼이 즐겨야지~!

난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내가 트레이닝(?)해줘야겠구나 결심했다.


난 신랑과 다르게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걸 즐기는 성향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하는 스피치를

좀 다양한 시선으로 평가하는 것도 자신 있다.

이건 내가 취업 준비생일 때

면접 스터디를 참가하며 생긴 스킬이다.^^

역시 세상에 배우면 어디든 다 필요한 곳이 있다!!!


그래서 신랑에게 PPT발표 자료를 만든 후

내가 피드백해 줄 테니

내 앞에서 발표연습을 하라고 했다.

처음엔 신랑도 긴가 민가 하더니

진지하게 나와 연습에 임했다.


카메라를 켜고

내가 앞에 서서 신랑이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보완사항이나 변경사항들을 꼼꼼히 체크했다.

1.5개월의 시간동은 3-4번 수정보완,

그리고 발표연습을 거쳐

드디어 D day!!

난 신랑이 본사에 가서 발표할 때 어떻게 하면

좀 더 듣는 사람에게 각인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때 마침 송길영 작가님의 핵개인의 시대라는 책을 읽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나온 내용들을 신랑 PPT에 녹여낼 것을 추천해 줬다.

그리고 하나 더 승진 발표자들이 7-8명 정도 되는데

각각 10-20분 사이 발표를 한다고 했다.

사실 딱딱하고 긴장되는 자리다 보니

듣고 있는 심사관들조차 지칠 수 있겠다 싶어

난 캔디와 초콜릿, 비타민을 넣어 작게 포켓으로 만들어

스무 개 정도 준비해 주었다.

별거 아니지만 작게라도 신랑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추가로.. 신랑 회사 로고 색상이 쨍한 파란색인데,

그날 나는 신랑에게 구하기도 어려운 쨍한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가라고 사주었다.)

그렇게 만반의 준비후 신랑은 무사히 발표를 마무리했고,

한 달 뒤 결과는 승진 확정!

3년 만에 빠른 승진을 자축하며,

우리 가정의 경사였다.^^

그리고 내가 같이 시간을 보내며 신경 써주어서 그런지

마치 내일처럼 기뻤다.


2. 6세 둘째가 스스로 자전거를 탄날.


첫째는 아들 둘째는 딸이다.

아들은 워낙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도 좋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터라

두 발자전거를 금세 잘 탔었다.

그때도 눈물이 또르르 났었는데,


둘째인 우리 딸이

혼자 2-3일을 연습하더니

결국 3일째 되는 날 두 발자전거를 스스로 타기 시작했다.


사실 연습 2-3일 동안

하루 2시간씩 추운 날인데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습하는 모습을 보는데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웠다.

저렇게 애쓰는데 자꾸 넘어지고

실패하고 거기에 속상해서 울고

무한반복이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위로해 주고

언젠간 성공할 거라고,

지금 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밖에 못 해줬다.


우리 딸이지만 진짜 그 깡이 너무

신기하고 기특했다.


그렇게 이틀을 울고불고 힘들게

연습하더니

세 번째 날 가뿐하게

두 발자전거 타고 균형을 잡더니

두발을 페달 위에 안정적으로

내려 밟고 달리기 시작했다.

감동의 눈물이 순간 핑~돌았다.


그리고 나의 어릴 적

두 발자전거 성공했을 때 그 기분이

문득 떠올랐다.

나도 이렇게 기쁜데

저 쪼꼬미 마음엔 얼마나 큰 기쁨의 물결이 일까

너무나 소중한 순간이었다.


3. 첫째 발명대회 수상.


대전에서 주관하는 1회 발명대회.

소속해 있던 올림피아드 준비반에서

함께 출전하게 되었다.


평소 아이디어도 많고,

말로 설명하기 좋아하는 아이라

잘할 거라 생각했는데

영어가 좀 부족해 대회 준비 내내

주눅 들어있었다.

(실제로 같이 참가하는 친구들이 영어 유치원 출신들이 70% 이상이었다.)

준비 기간 중에도 자신이 영어를 못하는 사실이

조금 불편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자기가 못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길래

너무 속상했지만

난 엄마이니까 또 아이에게 함께 불안해하고

속상해 할 순 없었다.

다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언어는 네가 노력만 하면 언제든지

잘 해낼 수 있는 거다.

대신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 동안

네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그 시간들 속에서 네가 더 성장하는

순간들이 될 거라는 말들을 자주 해주었다.

그리고 주눅 들지 않게

못하는 것보단 잘하는 것을 더더

부각해 칭찬해 주며 준비했다.

대회 당일

떨린다던 아이는

너무나 자신 있게 마무리를 했고,

그 모습을 보니

또 한 뼘 성장한 것 같아 감동이었다.


4. 온 가족 싱가포르 여행.

올해 초 신랑 해외출장에

우리 온 가족이 함께 출동했다.


신랑은 싱가포르에서 교육을 들었고

평일 하루 반나절은

내가 아이 둘을 데리고

싱가포르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다녔다.


난 오프라인으로 영어회화를 배운 지

3년 차이다.

어학연수도, 제대로 된 학원도 한번 다녀본 적 없는 내가

그저 영어를 잘하고 싶고

좋아해서 성인이 되어서 늘 끈을 놓지 않고 살다가

아이를 키우며 나도 같이 공부해 보고자

시작한 게 어느덧 3년 차

아직도 외국인과 어버버 하며 대화하지만

3년 전보단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싱가포르 여행이

나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나 혼자가 아닌

두 아이를 내가 리드하며 데리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긴장이 되는 동시에 책임감도 더해졌다.


7일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싱가포르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아직은 많이 모자란 실력이라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하진 못했지만

다른 나라사람이 내 말을 알아듣고

나도 그 사람들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오가는 경험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매년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또는 마음먹고 계획한 일들도 틀어지는 때도 있다.

인생이라는 건 내가 뜻하는 대로

흘러가다가도

급류를 만나거나

막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며

또 어떤 일들로 빠른 전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요동치는 시간들 속에서

흔들릴 순 있지만

내 마음만 제대로 잡고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아직 나도 내공이 많이 부족하지만

점점 더 유연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서

스스로 만족스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은 일들에도

행복과 감사와 감격스러움을

자주 경험하고 표현한다.


이런 내성향이

호들갑스러울 수 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인생을 온전하게 즐기고

만끽하며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떤 파도였나요?

2026년을 며칠 앞둔

12월 남은 한 해도

또 어떤 멋진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늘 기대되고 방심할 수 없다.


아직은 내 인생이

드라마로 치면 판타스틱!이다.

여러분의 드라마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시길~!


이전 18화어른도 자존감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