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라니바람 Mar 25. 2020

프리랜서세끼_2

두번째 이야기

3.18~3.25 식사들


1. 아침 


3.20 

친구가 선물로 보내준 믹서기에 완숙 토마토 세개를 갈았다. 꿀을 넣지 않았더니 시었다. 토마토 본연의 맛. 생각보다 꾸덕꾸덕해서 컵을 완전히 기울여야만 먹을 수 있었다. 여전히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는 정월대보름 견과류와 함께 먹었다. 




3.23 

저번에 토마토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갈았더니 너무 셔서 꿀을 넣었다. 엄마가 주었던 밤꿀을 조금 넣었더니 완전 맛있었다. 빵은 김치고로케. 냉동실에 넣어두었던걸 해동시키지 않고 에어프라이어에 구었는데 표면이 너무 딱딱해져서 먹기 어려웠다. 에어프라이어 만능주의를 버려야겠다. 





2. 점심과 저녁


3.18 저녁

콩나물밥을 해먹었다. 콩나물을 데쳐서 두고 그 물로 밥을 짓는다. 다진 돼지고기를 진간장, 올리고당, 간마늘, 매실을 적당량 넣어 볶는다. 돼지고기가 충분히 양념을 머금으면 밥이 되길 기다린다. 밥통을 여니 콩나물 냄새가 확 났다. 밥을 퍼서 큰 그릇에 담고, 미리 준비해둔 콩나물과 고기를 고명으로 올려 슥슥 비벼먹는다. 김나영의 유투브 채널에서 본 레시피. 엄마의 파김치와 함께 먹으니 간이 딱이었다.


3.19 점심 

콩나물 한봉지는 1인 가구가 한 번에 먹기 어려운 양이다. 라면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매운 진라면을 끓이다 콩나물 투척. 오랜만에 먹는 라면에 흥분했다. 역시 라면은 참 맛있는 음식이다. 






3.19 저녁

오징어볶음을 해서 덮밥으로 먹었다. 냉동실에 오징어를 보관해두고 먹고 싶을 때마다 미리 해동해서 먹는다. 양파를 잔뜩 썰어 고추장+고춧가루 진간장, 올리고당, 간마늘, 매실 등으로 양념해 먹었다. 많이 짜지 않아서 김과 함께 먹어도 부담이 없었다. 


3.20 점심 

삼겸살이 딱 한 줄 남았다. 에어프라이어에 양파, 통마늘을 함께 넣어 구웠다. 그런데 에어프라이에어 고기를 굽는건 역시 내 취향이 아니다. 겉바속촉이라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겉이 지나치게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날은 냉동실에 꽤 오랜 시간 살았던 잔멸치를 꺼내 정월대보름 견과류를 몽땅 넣어 볶았다. 맛있었다. 간단한 밑반찬. 역시 냉동실에 있던 시래기로 된장국. 

3.21 저녁 

이날 침실에 곰방이를 없애고 가구를 재배치하느라 힘들었다. 배는 고팠지만 요리는 하기 귀찮았다. 그래서 남은 국에 중면을 삶아서 된장국수를 해먹었다. 썩 맛있지는 않았지만 먹을만은 했다. 





3.22 저녁

또 라면. 주 2회 라면은 정말 드문일인데. 그걸 이번주에 해냈다. 누워있다가 라면과 파김치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끓였다. 이번에는 신라면. 계란은 풀지 않는다. 톡, 떨어뜨린 그자리에 그대로 두면 자연스러운 반숙이 된다. 엄마 파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항상 먹는다. 익지 않은 파김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먹는 속도가 더 빠르다.


3.22 점심 

전날 새벽에 친구들이 집에 갑자기 놀러왔다. 급히 만들어낸 안주, 김치전. 냉동실에 오징어가 있는걸 깜빡하고 친구들에게는 그냥 김치전을 해주고 말았다. 다음날 점심에 홀로 오징어를 넣어 다시 부쳐 먹었다. 무주 반딧불이 사과즙을 함께. 예전에 무주산골영화제에 갔을 때 시음해본 적이 있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구입했다. 


3.23 점심 

멸치볶음을 너무 많이 했다. 콩나물도 여전히 남았다. 멸치볶음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난 이상하게 한 번 한 음식을 오래 냉장고에 두고 싶어하지 않아서 빨리 먹고 싶었다. 멸치볶음과 데친 콩나물을 조물조물해서 주먹밥을 만들었지만 잘 뭉쳐지지 않았고 조합도 별로였다. 그래도 꼭꼭 씹어서 다 먹었다. 김치전 반죽이 여전히 남아 있어 또 먹었다. 

3.25 점심 

고등어김치찜을 메인으로 밥을 먹었다. 요즘엔 콩밥을 해먹는다. 콩을 딱 10개만 넣는다. 좋아하지 않아서다. 엄마가 가져다주었고, 영양소를 생각하면서 그냥 먹고 있다. 어렸을 때는 알약처럼 물로 삼켰었는데, 그나마 어른이 되었다고 참을줄도 안다. 고등어와 김치의 조합은 말할 필요가 없다. 저걸 다 먹었다. 요즘엔 무조건 다 먹는다. 


3.25 저녁

방금 먹었다. 냉동시켜둔 굴을 해동하고, 마늘을 10개는 넣은 것 같다. 올리브오일도 완전 많이 넣고. 히말라야 핑크솔트로 간을 했다. 웃기지만, 알리오올리오를 파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좀 짰는지, 후식으로 초코송이를 먹었다. 


완벽했다. 

작가의 이전글 부추 성장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