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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Jul 27. 2023

태국 치앙라이, 생수보다 코코넛 워터

살림남의 방콕 일기 (#158)


태국은 북부, 중부, 남부지역의 지리적 기후적 환경이 다르다. 북부에 위치한 치앙라이는 1,000m 이상의 산이 많으며 내륙성 기후로 우기지만 비가 자주 내리지 않는다. 중부에 위치한 방콕은 평지에 짜오프라야 강을 끼고 있으며 북부지역 보다 구름이 많고 비가 자주 내린다. 남부에 위치한 끄라비는 안다만해를 끼고 있으며 해안성 기후로 비가 강하고 잦다.


치앙라이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특성상 7~8월 최저기온 25도 이하에서 최고기온이 35도로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다. 특히 오후에는 급속도록 기온이 올라 야외 활동 힘들다. 한적함이 좋아서 이곳까지 들어왔지만 타는 듯한 오후의 햇살을 마주하면 낭만보다 낭패만 보고 만다. 하지만 치앙라이는 저렴한 물가는 그 어떤 낭패도 잊게 만든다. 방콕에서는 비싸 즐 마시지 못했던 코코넛워터를 생수처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앙라이 코코넛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것, 껍질 제거해 냉장해 놓은 것 2가지로 구분하여 판매한다. 코코넛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25밧~30밧(1,200원)으로 차이 난다. 코코넛을 사 먹고 싶은데 무거운 코코넛을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봉지에 미리 담아 놓은 것은 10밧(400원)으로 저렴하지만 시럽과 물을 희석시켜 포장한 것으로 위생과 코코넛의 맛보다 설탕물에 가까워 꺼려했다. 하지만 막상 신선한 코코넛워터를 마시고 싶어도 파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조그만 과일시장 간판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 코코넛만 대량으로 도소매 하는 가게가 있었다. 무더운 오후 2시 서너 명의 현지인들이 코코넛 워터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 있기에 이곳이 코코넛을 파는 곳임을 알게 한다. 현지인들이 이용한다는 것은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증거. 물론 음식은 입맛의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크겠지만 코코넛은 따로 차이 날 것이 없다.


녹색의 투박한 모습의 코코넛을 망치 두드리듯 칼로 꼭지 부분을 쳐내고 코코넛 워터와 과육을 18온즈 컵에 얼음과 함께 담아준다. 35밧(1,400원)의 가격으로 생수보다 비싸지만 커피보다 저렴하고 풍부한 전해질과 미네랄을 포함해 더위로 지친 체력을 건강하게 회복시켜 준다. 코코넛 워터 200ml 한잔에 열량이 45kcal, 당류 10g, 지방 0g, 나트륨 36mg을 함유하고 있어 어떠한 음료보다 가성비가 뛰어나다. 맛있는 열대과일이 많지만 코코넛 워터만큼 태국의 오후와 어울리는 음료가 또 있을까.


작은 삼륜 오토바이(뚝뚝)고 코코넛 워터를 파는 코코넛 장수가 땀을 흠뻑 젖은 채 코코넛을 사러 온다. 단골인 듯 코코넛을 봉지채 주문하지만 돈이 모자란 듯 외상으로 달아놓는다. 그의 손에는 미지근해 보이는 마시다 남은 생수병이 들려있다. 무더운 날씨 코코넛을 파는 코코넛 장수는 시원한 코코넛 워터를 마시지 못한다. 한잔 팔아 고작 5~10밧(400원)이 남으니 최소 40~50개의 코코넛을 팔아야 오토바이 연료값과 밥값이라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에 오면 생수대신 코코넛 워터를 사 마셔야 한다. 코코넛은 땀으로 배출된 수분과 미네랄을 보충하고 염분이 많은 로컬 음식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주며, 공복감이 줄어들어 다이어트 효과와 위장보호 및 면역력 강화 등 건강하고 만능한 열대과일이다. 뿐만 아니라 코코넛은 다양한 로컬 서민들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작은 도움도 줄 수 있으니 마실 수록 돈 버는 코코넛 워터는 생수보다 비싸지만 사 마셔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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