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자신감 Aug 02. 2023

태국 방콕, 두리안 이야기

살림남의 방콕 일기 (#159)


3~4월 망고의 계절이 가고 5~8월 두리안의 계절이 돌아왔다. 두리안은 홍어의 향기처럼 즐겨 먹는 사람에게만 향긋한 묘한 매력이 있다. 태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 두리안이다. 과일의 왕이라는 두리안은 맛을 떠나 높은 수요로 가격이 가장 비싸다.


kg당 150밧~200밧(8,000원)대로 평균 껍질을 포함하면 2~5kg이 일반적으로 평균 약 3kg에 600밧(2.4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태국에서 수확되는 두리안의 대부분은 해외로 수출된다고 하니 가격은 매년 올라 오늘 먹는 두리안이 가장 저렴할 수밖에 없다.


각 품종마다 고유한 향기, 맛,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생산량과 맛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두리안은 과육의 밀도가 높아 한 덩이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작아도 식감과 풍미가 좋은 두리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두리안은 마트, 시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집 앞 골목에도 두리안을 가득 실은 픽업트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태국은 인도네시아와 함께 두리안을 생산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이며 여러 품종을 재배한다. 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두리안은 다음과 같다.


ㅇ 몬통 : 몬통은 태국에서 가장 널리 재배되는 두리안으로 큰 크기, 옅은 노란색 과육, 단맛을 특징이다. 과육은 부드러우며 다른 품종에 비해 향이 덜 자극적이어서 두리안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ㅇ 차니: 몬통보다 작고 길쭉한 모양을 가진 차니는 노란색 과육으로 맛은 몬통보다 풍부하고 달콤하며 약간 크리미 한 식감과 특유의 향이 강하다.

ㅇ 칸야오 : 현지인들에 인기 있는 품종 칸야오는 과일은 중간 크기로 진한 노란색의 과육으로 몬통보다 양은 작지만 달콤하고 끈적한 식감이 특징이다.


맛있는 두리안을 먹기 위해 품종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맛과 풍미가 결정되는 숙성이 가장 중요하다. 두리안의 숙성단계별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ㅇ 1단계 : 과육의 겉과 속이 단단하고 향과 달콤한 맛이 약하다.

ㅇ 2단계 : 과육의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러워 뛰어난 식감으로 태국인들이 좋아하는 단계이다.

ㅇ 3단계 : 과육의 겉과 속은 닭가슴살처럼 탄력은 있지만 부드럽고 단맛과 향이 진해진다.

ㅇ 4단계 : 과육의 겉과 속은 크림처럼 부드러우며 두리안의 풍미와 맛이 절정인 단계이다.

ㅇ 5단계 : 과육이 흐물 해지며 신맛이 강해진다.


과육이 모두 버터처럼 부드럽지 않고 고무처럼 딱딱해 먹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두리안이 크다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좋은 두리안이라 할 수 없다. 또한 가격이 저렴한 것은 너무 숙성된 것으로 물러지거나 시큼한 맛이 날 수 있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향과 맛이 떨어져 개봉 후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두리안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리안은 일반적으로 껍질채 통으로 판매하지만 숙성이 되어 팔기 어려운 경우 개별 포장으로 소분해 팔기도 한다. 따라서 개별 포장된 두리안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신선도가 떨어져 구입 후 바로 먹어야 한다. 두리안은  마트보다 재래시장이, 오전보다 마감시간에 맞춰 사는 것이 저렴하다. 태국인의 두리안 사랑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호텔이나 식당에서는 두리안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두리안만 취급하는 전용 가게와 두리안 뷔페까지 있을 정도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다가오니 두리안을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을까 재래시장을 걸어본다.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일까. 깔끔한 외출복을 입은 엄마가 7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와 함께 과일가게에서 포장된 두리안을 고르고 있다. 낱개 포장된 두리안 2알에 100밧(4,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하루 400밧(1.6만 원)을 벌지 못하는 어머니의 지갑은 가벼울 터. 하루종일 엄마를 집에서 기다렸을 아이를 위해 100밧을 선뜻 내민다. 팔고 남은 작은 두리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는 7월의 거리는 달콤한 두리안의 향기로 가득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국 치앙라이, 생수보다 코코넛 워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